김종인 첫 작품은 ‘국회 마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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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법-北인권법 처리 합의해놓고… “선거구 획정안 먼저” 막판 뒤집어
김무성 “鄭의장이 직권상정 약속”

‘무능 국회’ 19대 국회는 막판까지 무능했다. 여야가 29일 기업활력제고특별법 등 법안 처리를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무산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이 선거법 개정안 우선 처리를 
고집했기 때문이다. 왼쪽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야당 의원들의 입장을 기다리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모습. 
전영한 scoopjyh@donga.com·홍진환 기자
‘무능 국회’ 19대 국회는 막판까지 무능했다. 여야가 29일 기업활력제고특별법 등 법안 처리를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무산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이 선거법 개정안 우선 처리를 고집했기 때문이다. 왼쪽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야당 의원들의 입장을 기다리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모습. 전영한 scoopjyh@donga.com·홍진환 기자
27일 출범한 ‘김종인의 더불어민주당’은 수권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틀 만에 여야 합의를 뒤집었다. 여야는 당초 29일 본회의를 열어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을 처리하기로 23일 합의했다.

하지만 29일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은 “협상이 잘못됐다”며 뒤늦게 법안 처리에 제동을 걸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은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부터 양당 합의로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결정했다”며 ‘선거법과 원샷법 일괄 처리’를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합의 파기를 강력 비판했다.

원샷법의 경우 이미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는데도 더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삼성 특혜법’이라며 처리를 가로막았다. 김 위원장도 별로 시급한 법안이 아니라는 식으로 처리 반대 의원들의 편에 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원샷법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해 환영 논평까지 준비했지만 갑자기 무산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더민주당의 21일 ‘조건 없는 원샷법 처리’ 약속은 그렇게 휴지통에 던져졌다.

최초 발의 이후 10년 5개월 만에 빛을 볼 것으로 예상한 북한인권법 역시 다시 ‘국회 동굴’ 속에 갇혔다. 북한인권법 처리를 가로막은 건 여야 합의의 당사자인 더민주당 이목희 정책위의장이었다. 법안 문구 중 ‘함께’라는 한 단어를 두고 ‘몽니’를 부린 탓이다.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등 안보 위기가 지속되는 데다 민생법안 입법 촉구 서명자가 55만 명을 넘었는데도 야당의 ‘합의 파기 DNA’는 전혀 바뀌지 않은 것이다. 4·13총선에서 정치권 ‘물갈이 여론’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서를 본 뒤 (북한인권법과 원샷법의) 직권상정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다음 달 1일까지 여야 협상에 임한 뒤 협상이 결렬되면 2일 직권상정 뒤 단독 처리에 나설 계획이다.

이재명 egija@donga.com·김지현 기자
#김종인#선거구획정안#원샷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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