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라즈마에 300억 투자한 티움바이오 "성장성·수익 다 챙긴다"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 인터뷰 /사진=성남(경기)=이기범 기자 leekb@

티움바이오 (7,760원 ▲310 +4.16%)는 최근 SK플라즈마에 300억원을 투자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직 영업이익이 나지 않은 바이오 벤처 기업이 대기업 계열 바이오 기업에 투자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는 계약 체결 이후 판교 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티움바이오의 R&D(연구·개발) 역량과 SK플라즈마의 인허가·생산 역량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투자가 SK플라즈마의 IPO(기업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투자 대비 수익도 담보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에는 SK플라즈마의 최대주주 SK디스커버리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공동투자자로 참여했다. 1100억원 규모의 SK플라즈마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티움바이오가 300억원을 투자한다. 티움바이오는 100만주를 취득한다. 지분율은 8%가 된다.

SK플라즈마가 이후 상장하면 티움바이오는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또 계약 내용에는 SK플라즈마가 5년 내에 IPO를 하지 못할 경우 티움바이오가 취득한 주식을 SK디스커버리에게 되팔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을 비롯해 우선매수청구권, 공동매도권 등이 포함됐다.

티움바이오가 이같은 조건의 계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김 대표와 SK플라즈마 간 인연이 깊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SK플라즈마가 분사되기 전부터 SK케미칼 (60,000원 ▲500 +0.84%) 생명과학 연구소 혁신 R&D센터장을 맡았고 국내 1호 바이오 신약 '앱스틸라'(혈우병 치료제) 개발을 주도했다. 2009년 이를 호주 CSL베링에 기술수출하기도 했다.


이후 김 대표는 2017년 SK케미칼로부터 파이프라인 5건과 특허권, 설비 등을 이전 받아 티움바이오를 창업했다.

티움바이오가 혈우병 치료제를 비롯한 신약 파이프라인, 합성신약 창출 시스템, 바이오 신약 창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이번 계약에 큰 영향을 미쳤다.

김 대표는 "혈액제제 사업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SK플라즈마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신약개발을 강화하고자한다"며 "앞으로 티움바이오는 SK플라즈마에 신약 파이프라인과 바이오의약품 공정개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SK플라즈마는 이를 통해 NRDO(개발 중심 바이오벤처) 신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NRDO는 신약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사들여 임상을 수행하고 이를 다시 대형 제약사에 파는 사업 형태를 뜻한다.

아직 SK플라즈마가 티움바이오로부터 어떤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할지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혈우병 치료제를 도입할 것으로 예측한다. SK플라즈마가 기존에 혈우병 치료제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티움바이오의 혈우병 치료제 'TU7710'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올해 하반기에 진행할 계획이다.

티움바이오도 SK플라즈마와 계약을 통해 인허가와 생산 관련 고민을 덜었다. 김 대표는 "티움바이오 규모를 고려하면 생산 공장을 짓고 해외 인허가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SK플라즈마와의 계약을 통해 티움바이오가 이를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생겼다"고 말했다.

SK플라즈마와의 협업 외에도 티움바이오는 신약 임상시험과 기술이전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티움바이오는 지난달 말 진행성 암환자를 대상으로한 면역항암제 'TU2218'의 임상 1·2상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했다. 자궁내막증 치료제 'TU2670'의 유럽 임상 2a상 첫 환자 투여가 조만간 시작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여러 신약 후보물질들이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만큼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