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이차전지 투자거점 '기지개'

2023-06-02 11:27:47 게재

이차전지 14개 기업 입주, 1년 기업투자 4조원 … 용지 조기매립 계획

"새만금 국가산업단지가 이차전지 업체가 가장 많이 밀집한 곳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겁니다."

새만금에 이자전지 기업 투자가 몰리면서 투자거점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그간 기업 유치가 저조해 산업용지 추가 매립을 중단한 상태지만 최근 기업입주 투자가 증가해 산업용지가 빠르게 소진됐다. 새만금개발청은 기존 산단의 잔여용지를 계획보다 빠르게 매립하겠다는 추가계획을 세웠다. 잔여용지 3개 공구 중 2개는 2024년 하반기, 나머지 1개 공구는 2025년 상반기까지 매립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달 31일 김규현 새만금개발청장이 새만금 스마트수변도시 사업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새만금청 제공


김규현 새만금개발청장은 "3조∼5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 유치를 협의 중"이라며 "2차전지 밸류체인 중 아직 배터리팩 제조업체가 없어 유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1일 새만금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28건의 입주계약이 체결돼 약정 투자규모만 4조1760억원에 달했다. 앞서 9년간 1조4740억원의 투자유지 실적과 비교하면 3배에 이르는 규모다. 새만금 산단의 투자열기를 견인하는 업체는 단연 이차전지 기업들이다.

특히 지난 3월 SK온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중국 GEM(거린메이)과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4월에는 LG화학이 중국 절강화유코발트와 함께 1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양극재·음극재·전해액 등 소재산업부터 사용후 재활용 분야까지 가치사슬을 형성하는 기업들이 고루 포진하고 있다.

새만금 산단이 이처럼 변화를 겪게 된 이유는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통해 세금감면 등 투자유치기반을 형성한 게 주효했다. 이 같은 조건이 형성되면서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성권 이피캠텍 대표는 "벨류체인에 따라 기업을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새만금에 모이고 있다"며 "밸류체인이 완성돼 있어서 이차전지 기업으로서는 물류비 절감 등 투자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피캠텍은 리튬전지 제조기업으로 충북 음성에 이어 지난 4월 이차전지 기업 중 처음으로 새만금산단 내 공장을 준공했다.

새만금청은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법안이 이달 28일 시행되는 즉시 새만금산단의 4개 공구를 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해 투자기업이 바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투자진흥지구를 새만금 산단 전 사업지역으로 확대하고 입주기업에 법인·소득세 3년간 100% 면제 및 추가 2년간 50% 감면한다. 산업·연구·관광을 모두 포괄하는 새만금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대상업종을 대폭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새만금청은 물류교통망 등 기반시설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지난 3월 활주로 등 이착륙시설의 입찰을 공고했고 하반기에는 터미널 등 이용시설에 대한 공사발주가 예정돼 있다. 이밖에 KTX 도입을 통해 수도권 등 주요지역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2026년 개항을 목표로 5만톤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 2선석을 건설 중이며 진입도로와 방파제 연장 등을 추진하고 있다. 새만금 산단의 남북도로는 7월 준공한다.

김 청장은 "산단내 입주기업과 종사자를 위한 스마트 수변도시 사업도 추진 중"이라며 "인구 2만5000명 규모의 자족 기능을 갖춘 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산=김선철 기자 sc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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