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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력·나이·경력 등 조건 같아도 전자부품업이 사회복지업보다 임금 54% 더 받아
산업 간 임금 격차 확대
연구개발업 프리미엄 ↑…사회복지 서비스업 ↓
[제공=한국은행]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임금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이 해가 갈수록 심화되며, 같은 조건의 근로자라도 종사하는 산업에 따라 임금수준이 갈수록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일 발간한 '조사통계월보 논고: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 분석'에 따르면 2018~2021년 산업 간 임금 분산(불평등) 수준은 0.09로 2009~2012년(0.06) 대비 0.03 증가했다.

동일 산업 내에서 임금 불평등이 줄어들었음에도 다른 산업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되면서 임금 불평등이 늘어났다.

산업 간 임금 불평등 증가는 임금 수준의 양 극단에 있는 10개 산업이 주도했다.

임금 불평등 기여율이 높은 고임금 사업은 기여율 순으로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기여율 17.2%) ▷연구개발업(11.2%) ▷금융 및 보험 관련 서비스업(5.5%) ▷금융업(4.4%) ▷전문서비스업(3.7%)으로 나타났다.

저임금 산업 중엔 ▷사회복지 서비스업(52.3%) ▷기타 개인 서비스업(28.0%) ▷교육 서비스업(8.7%) ▷음식점 및 주점업(5.5%) ▷사업지원 서비스업(3.6%)이 임금 불평등에 주로 기여했다.

[제공=한국은행]

지난 10년간 고임금 산업은 임금 프리미엄이 늘어나고 저임금 산업은 감소하면서 산업별 임금 프리미엄 격차가 확대됐다.

예컨대 성별 ,학력, 나이, 경력 등 조건이 같은 근로자가 전자부품 관련 제조업에서 일하면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경우보다 임금이 2009~2012년에는 40% 높았으나 2018~2021년에는 54% 높아졌다.

고임금 산업 중 금융 및 보험 서비스업의 임금 프리미엄이 42%로 가장 높고, 금융업(38%), 전자부품 제조업(36%), 연구개발업(30%), 전문서비스업(28%)의 순으로 나타났다.

10년간 임금 프리미엄 증가폭은 연구개발업이 17%포인트로 가장 컸고, 전자부품 제조업(+9%포인트), 금융업(+8%포인트) 등도 증가했다.

반면 저임금 산업에선 사회복지 서비스업(-18%), 기타 개인 서비스업(-12%), 교육 서비스업(-5%) 등이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보였다.

기타 개인 서비스업(-14%포인트)이 큰 폭 하락해 마이너스 전환됐으며 사회복지(-6%포인트) 및 교육서비스(-4%포인트)도 줄어들었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어떤 산업은 비슷한 기술과 능력을 갖춘 근로자에게 다른 산업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산업 간 임금 격차가 최근 들어 더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는 근로자 개인 특성 못지않게 어느 산업에서 일하느냐가 점점 더 임금 수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임금 근로자들은 고임금 산업으로, 저임금 근로자들은 저임금 산업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산업 간 임금 격차는 더욱 심해졌다.

기업이 핵심 업무 위주로 동질적인 근로자들을 채용하고 여타 업무에 대해 아웃소싱을 확대하는 것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산업 간 근로자들의 선별과 단절이 지나치게 심화될 경우 산업 간 임금 격차가 장기적으로 더 확대되고 산업 간 근로자 이동도 제약될 수 있다.

오 차장은 "산업 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산업 간 이동을 완화하고 인적자본을 좀 더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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