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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4명 발언 27시간…은수미 618분 최장기록(종합2보)

송고시간2016-02-2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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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눈물로 '호소'…박원석, 운동화 차림으로 나서정의장 등 의장단 3교대로 시간표 짜서 의장석 사회

영상 기사 '운동화 신고' 필리버스터…고성ㆍ설전도
'운동화 신고' 필리버스터…고성ㆍ설전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이신영 서혜림 기자 =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 도입 후 첫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이틀째 진행 중인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각종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이날 오전 필리버스터 국내 최장 발언기록을 경신했고, 은 의원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9시간 29분간 연설을 이어가는 등 '마라톤 발언'이 계속됐다.

두 의원은 장시간 연설 시간을 서서 견디기 위해 운동화를 신고 발언대에 올랐고, 피로가 몰려오는 듯 간간이 말을 멈추기는가 하면, 단상 아래로 신발을 벗어 뻣뻣해진 발 근육을 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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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오후 7시7분에 더민주 김광진 의원을 시작으로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 더민주 은수미 의원, 정의당 박원석 의원 등 4명이 이날까지 발언한 총 시간은 27시간 8분에 달했다.

특히 은수미 의원은 장장 10시간18분간 연설하면서 1969년 8월 신민당 박한상 의원의 '10시간15분'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새벽 2시 30분께 운동화를 신고 발언대에 올랐던 은수미 의원이 발언대를 내려온 시각은 낮 12시 48분. 10시간 18분이 흐른 뒤였다.

국회 밖이 깜깜할 때부터 아침 해가 밝아 중천으로 넘어올 때까지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테러방지법의 부당함을 피력했던 은 의원도 발언 10시간이 넘어가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막판 15분가량은 목소리가 잠겨 발언을 이어가기 위해 목을 가다듬는 경우가 잦아졌고, 컵에 물을 따르기 위해 물병을 들어 올린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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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테러방지법의 인권 침해 가능성을 설명하는 도중 "사람은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니다. 밥 이상의 것을 배려해야 하는 게 사람이다, 그래서 헌법이 있다"라고 발언을 이어가다 눈물을 삼키며 말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은 의원은 발언 도중 화장실로 가는 일이 없도록 전날 물도 마시지 않은 채 금식으로 필리버스터를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본회의장에서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소속 동료 의원들의 격려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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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의원의 발언시간이 6시간을 넘어선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의장석에 있던 같은 당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은수미 의원, 6시간이 넘었는데 괜찮아요?"라며 컨디션을 살폈고, 동료 의원들은 "파이팅"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또 은 의원이 발언을 마치고 체력이 떨어진 탓에 쩔뚝이며 단상에서 내려오자 소속 의원들이 기립해 은 의원을 포옹했으며, 의장석에 있던 정의화 국회의장도 일어나 "부축을 좀…"이라며 상태를 살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은수미, 눈물로 마친 10시간 18분의 필리버스터. 감동!!"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은 의원에 이어 오후 12시49분에 단상에 오른 박 의원은 오후 10시18분까지 발언했다.

박 의원 역시 장시간 토론에 대비해 '간첩의 탄생' '조작된 공포' 등 총 5권의 책을 들고 운동화를 신은 채 나와 연설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테러방지법 통과로 국정원의 정보수집 권한이 강화될 경우 인권 침해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강조, '국정원 과거 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보고서'를 꼼꼼하게 읽어내려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 의원의 발언에 반발하기도 했다.

박 의원이 국가보안법을 읽어내려가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항의했고, 이에 박 의원은 "듣기 싫으면 나가세요!"라고 쏘아붙였다.

성공회대 김동춘 교수의 저작인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 정치'를 소개할 때는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가 거세게 반발했다.

조 수석은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문제제기를 했고, 박 의원은 "조 의원이 주장하면 다른 사람이 받아야 하나(들어야 하나)요?"라고 되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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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석현 부의장이 "내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의장으로서 의제와 연관성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조 수석을 제지했다.

박 의원은 연설 뒤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운동화 차림'으로 나선 이유를 묻자 "(첫 주자로 나선) 김광진 의원이 발이 아프다고 해서…"라면서 "(발에) 체중이 실리기 때문에 좀 더 좋은 신발을 신어야 한다. 이것 갖곤 안된다"고 웃었다. 이후 발언이 예정된 더민주 최민희 의원을 우연히 마주쳐선 그의 신발을 가리키며 "더 좋은 걸 신어야 한다. 그것 갖곤 안돼요"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박 의원 다음으로는 더민주 유승희 의원이 10시19분부터 단상에 올라 발언을 시작했다.

이후 최 의원을 비롯해 정의당 김제남, 더민주 김경협· 강기정, 정의당 서기호, 더민주 김용익·김현 의원 등의 순으로 무제한 토론자가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의화 의장과 정갑윤·이석현 부의장은 이날 3교대 시간표를 짜서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본회의장의 의장석을 돌아가며 지키고 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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