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보기] 5. 십자가 자세 [영상]

입력 : 2021-04-02 10:22:06 수정 : 2021-05-26 15: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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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자세'는 다리의 근력과 근지구력을 향상시키고 다리 관절의 펴는 힘을 높여준다. 힘든 동작이기 때문에 체력에 따라 지속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시연 김삼순. '십자가 자세'는 다리의 근력과 근지구력을 향상시키고 다리 관절의 펴는 힘을 높여준다. 힘든 동작이기 때문에 체력에 따라 지속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시연 김삼순.

동작 모습이 십자가를 닮았다 하여 '십자가 자세'라고 한다. 먼저 왼발은 앞에 둔 채 무릎을 굽히며 오른쪽 다리는 구부렸다가 쭉 펴면서 일어난다. 그런 다음에 왼발 무릎 사이로 왼팔을 집어넣은 후 양팔을 수평으로 활짝 펴는 자세이다. 다리의 근력과 근지구력을 향상시키고 다리 관절의 펴는 힘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힘든 동작이므로 체력에 따라 지속 시간을 조절한다.

십자가는 +자 모양의 징표로 고대에는 형벌 도구 혹은 종교적 상징이었다. 예수의 십자가 처형 이후에는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의미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리스도가 모든 사람의 죄를 대속(代贖)하기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죽었기 때문이다. 십자가상은 약 7세기경부터 만들어졌는데, 13~14세기경에는 단순한 미술품이 아니라 예배의 대상으로도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십자가의 징표는 많은 종교와 제사에서 생명 또는 영원의 상징으로 쓰였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폴로 신이 제후를 봉하는 의식에서 십자형 홀(笏)을 썼고, 게르만 신화에서는 토르신이 십자 모양의 해머를 가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갈고리형 십자가 모양의 만자(卍)자가 사용됐고, 힌두교에서는 오른쪽 어깨가 올라간 갈고리형 십자가가 남성적 원리를, 반대로 왼쪽 어깨가 올라간 같은 십자가가 여성적 원리를 상징했다.

십자가를 중죄인 책형(柵刑)의 도구로 사용한 것은 페니키아인이 최초라고 주장한다. 뒤에 여러 민족이 널리 사용했으나 로마인은 특히 양상이 참혹했다. 예루살렘을 함락시킨 로마 황제 티루스는 십자가를 더 세울 장소가 없을 정도로 십자가 형벌을 자주 시행했다. 그리스도교가 로마에 전파된 이래 십자가 사형은 폐지되었고, 십자가는 도리어 인류 구원을 위한 회생의 제단, 또는 죽음과 지옥에 대한 승리의 상징이 되었다.

그리스도교에서 사용하는 십자가의 가장 흔한 모양은 두 나뭇조각이 가로 세로로 교차한 형태로, 횡목(가로로 된 나무)과 종목(세로로 된 나무)이 같은 길이인 그리스도 십자가와 횡목이 짧고 종목의 아래쪽이 긴 라틴식 십자가가 있다. 또 변형된 모양으로는 종목이 횡목 위로 돌출하지 않은 T자 모양의 성 안토니우스 십자가, 두 나무가 비스듬히 교차하고 있는 성 안드레아 십자가가 있다.

라틴식 기본형 십자가의 횡단목 윗부분에 나란히 작은 횡단목 하나가 더 있는 십자가는 대주교 또는 주교, 대주교구 또는 주교구를 상징하고, 횡단목 윗부분에 한자의 二자형이 더 있는 십자가는 교황을 상징한다. 크고 장식이 없는 무쇠 십자가는 '자신의 존재를 희생시키고 신앙 없이 사는 것, 그것은 죽음보다 더 끔찍한 운명이다'고 말한 프랑스의 국민적 영웅, 잔다르크를 기리는 기념비 구실을 하고 있다.

슬픔의 길 혹은 고난의 길로 불리기도 하는 '십자가의 길'은 빌라도 법정에서 골고다 언덕에 이르는 예수의 수난의 길을 말한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서 일어났던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시간을 기억하며, 14개 사건을 묵상하는 기도의 길이기도 하다.

나무 십자가 소년 합창단은 빈 소년 합창단, 튈저 합창단과 함께 세계 3대 소년 합창단의 하나인 프랑스의 소년 합창단이다. 백색 예복을 입고 나무로 된 십자가를 가슴에 늘어뜨린 모습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깊은 신앙과 경건한 기분이 가득한 명곡 '십자가 위의 일곱 말씀'은 1787년 작곡한 요제프 하이든의 최대 걸작으로 손꼽힌다. 국기에 십자가가 들어간 나라도 9개국이나 되는데 핀란드, 스위스, 영국, 뉴질랜드, 호주, 스웨덴, 그리스, 덴마크, 노르웨이 등이다.

사람의 모든 생활 활동은 수직이동과 수평이동을 기초로 이루어진다. 요가에서 수평이동이란 서서 걷는 동작, 앉아서 어깨와 골반을 열고 닫는 동작, 어깨와 허리·골반을 좌우로 비트는 동작 등을, 수직이동이란 누워 있다가 앉기, 앉아 있다가 서기, 서 있다가 앉기, 앉아 있다가 눕기 등을 말한다. 대부분의 병은 자세의 균형이 허물어질 때 생긴다. 이러한 수평과 수직이동의 쏠림을 해소하는 것이 바로 요가의 수정 운동처방이다.

십자가 자세를 통해 수직적 사고와 수평적 사고의 조화와 균형, 즉 이미 확립된 패턴에 따라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통찰력이나 창의성을 발휘하여 기발한 해결책을 찾는 사고방식에 대해 고찰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중략) 괴로왔던 사나이 /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처럼 /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 목아지를 드리우고 /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윤동주 시 '십자가'를 읊조리며 힘든 이 자세를 견디어 보자.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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