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전기차시장에 외국자본 투자 확대

2023-06-02 11:40:31 게재

현대차 3조원 투자 발표

일본업체 신중한 투자 모색

중국계는 인도정부가 반대

인도 전기자동차(EV) 시장에 대한 외국계 자본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과 유럽의 자동차 업체가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최근 동남아에서 기세를 올리는 중국 전기차 업체도 인도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다만 중국업체는 인도와 국경분쟁 등으로 양국간 갈등이 있어 투자에 일부 제한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인도에서 전기차 수요가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향후 10년간 2000억루피(약 3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인도 남부지방에 있는 기존 생산기지에서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고, 2차 전지 생산도 추진한다고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15% 정도의 점유율로 두번째 규모를 보이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에서는 3% 수준에 그쳐 미약한 수준이다.

영국계 시장조사업체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전기차 시장은 자국의 타타자동차가 85% 이상 장악하고 있어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여기에 영국계인 MG모터(9%)와 현대·기아차(3%)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일본 자동차업체는 전기차 분야에서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체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점유율 41% 수준으로 가장 앞선 스즈키도 전기차 분야에서는 신중한 모습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분석했다.

신문은 "스즈키가 인도의 전기차시장 성장성에 대해 신중한 전망을 보이고 있다"며 "판매 준비는 해나가지만 현재 시점에서 상품은 없고, 2024년 중 판매를 예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스즈키는 인도 서부지방에 전기차 및 뱃터리 생산을 위해 1044억루피(약 1조6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도요타도 지난해 인도시장에서 480억루피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계 자동차 업체의 투자는 인도 정부가 사실상 통제하고 있다. 인도는 국경을 접한 국가로부터의 투자에 대해서는 허가제로 바꿨다. 사실상 중국에 대한 견제라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일부 중국계 업체가 GM 등 미국계와 연계해 인도 투자를 모색했지만 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계 업체인 MG모터의 경우에도 중국 상하이모터스 등 중국자본이 참여하고 있고, 일부 차종은 중국 전기차종에 기반한 것이어서 대인도 투자에 장애가 따를 것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MG모터 인도법인은 지난달 "향후 2~4년간 주주의 절반 이상을 인도계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도의 리라이언스인더스트리 등 재벌기업이 주주로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인도 자동차시장 규모는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수준으로 성장했다.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늘어나면서 자동차 수요가 확대되는 것과 함께 대기오염이 심해져 전기차에 대한 선호는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친환경 전기자동차 보급을 30%까지 확대하기 위해 각종 보조금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의 각 주정부도 독자적으로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 추산에 따르면, 인도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5만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지만 2030년 146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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