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손 놓고 있을 때…‘화장품 성분’ 앱 만든 소비자들

이혜인 기자

6만7000개 제품 정보 ‘화해’

위해성·리뷰까지 볼 수 있어

‘화해’ 앱에서 검색 한 번으로 화장품에 들어 있는 전 성분과 각 성분의 기능, 위해성 정도를 알 수 있다. 파운데이션 제품 이름으로 검색하니 주의성분이 3개이고, 자외선 차단을 위해 어떤 성분이 쓰이고 있는지 나온다.

‘화해’ 앱에서 검색 한 번으로 화장품에 들어 있는 전 성분과 각 성분의 기능, 위해성 정도를 알 수 있다. 파운데이션 제품 이름으로 검색하니 주의성분이 3개이고, 자외선 차단을 위해 어떤 성분이 쓰이고 있는지 나온다.

한국은 2008년부터 화장품 전 성분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50g이나 50㎖ 이하 제품 겉면에는 성분이 표기되지 않고, 한 번에 성분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운 사각지대가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성분을 다 모아놓은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정보 제공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보통 사람들이 나섰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화해(화장품을 해석하다)’에서는 검색 한 번으로 화장품에 포함된 성분과 위해성 정보, 리뷰 정보를 볼 수 있다. 앱을 개발한 버드뷰의 이웅 대표(29)는 2명의 동업자와 함께 방대한 양의 화장품 성분 정보를 일일이 찾아보고 입력해서 앱을 만들었다. 무료로 제공하는 제품 성분 정보만 자그마치 6만7000여개에 달한다.

이 대표는 “2012년 남성화장품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 내다보고 화장품 성분 정보 앱을 착안했다”며 “남자들이 전자기기를 살 때 스펙(성능)을 보고 구매하듯이 화장품도 성분을 따져보고 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작은 테스트 사이트를 열어서 요청이 오는 제품만 성분을 검색해 제공했다. 이 대표는 “성분 정보를 받은 분들이 다시 요청해오는 횟수가 20~30회에 가까웠다”며 “남녀 나눌 것 없이 성분 정보를 얻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앱은 일일이 성분 정보를 찾고 수작업으로 입력해 만들었다. 국내 대기업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온라인으로 성분 정보를 자세히 제공하는 곳이 드물었다. 이 대표는 “특히 고가 정책을 펴는 브랜드는 성분 정보 자체를 마치 기밀처럼 꽁꽁 숨겨두고 온라인에도 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백화점에 직접 가서 제품을 보고 성분 정보를 살펴야 했다”고 말했다. 한 외국 브랜드는 매장에서나 국내 온라인 사이트에서 성분을 찾기 힘들어 외국어로 된 사이트에 들어가 겨우 찾아야만 했다.

‘화해’는 성분 정보를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위해성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한다.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이라는 책에서 피해야 할 성분으로 꼽아놓은 20가지 주의성분이 몇 개나 들어 있는지, 미국 환경단체 EWG가 1~10으로 매겨놓은 ‘성분 안전도 등급’을 같이 표시해준다. 이 대표는 “쓰는 사람에 따라서 어떤 성분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도 있고 피부 트러블이 있을 수 있다”며 “정보 제공을 통해 쓰는 사람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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