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의 여소야대 20대 국회, 시작은 '협치' 아닌 '대치'

[the300]야권 박 대통령 거부권 행사 비난수위 높여··원구성등 국회 운영 안갯속

임상연 김성휘 기자 l 2016.05.29 17:10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19대 마지막 본회의에서 장병석 국민의당 의원의 5분 발언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의원들이 자리를 비워 본회의장이 텅 비어 있다. 2016.5.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4.13 총선으로 16년 만에 만들어진 여소야대(與小野大)의 20대 국회가 30일 개원한다. 특히 이번 국회는 원내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어 어느 때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협치’가 강조된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여야 3당 역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협치’를 다짐했지만 시작부터 대치 정국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이하 상시 청문회법) 거부권(재의요구) 행사로 또다시 정쟁에 휘말려서다. 

◇20대 개원 준비 부산한 국회…본격 가동은 원구성 후=19대 국회 임기 마지막날인 29일 국회 의원회관은 막바지 개원준비에 종일 부산했다. 의원별로 배정이 끝난 사무실에는 문패를 바꿔 달았다. 앞서 의원실 정비 과정에선 PC 와 각종 집기류 중 사용가능한 것도 무조건 일괄교체하느냐고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회사무처는 이밖에도 총선 수개월 전부터 개원 준비를 해왔다. 법안 제출, 국회의원의 각종 권한과 의무는 30일부터 발동한다. 그러나 정상 가동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국회의장단, 상임위원장 등을 선출하고 국회의원들을 각 상임위에 배정하는 원구성을 마쳐야 업무가 본격화한다. 


국회의원 총선거후 첫 회의는 임기개시후 7일에 연다. 이날 본회의에서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뽑는다. 여야는 그때까지 어느 당에서 의장을 배출할지, 혹은 자유투표로 결정할지 합의한다. 의장을 뽑기 위한 의장, 즉 임시의장도 필요하다. 20대 국회 첫 의장단을 선출하려면 본회의를 열어야 하는데 이를 주재할 의장단이 없는 상태다. 이런 경우 출석의원 중 최다선 의원이 임시의장을 맡는다. 최다선이 여러 명이면 연장자 우선이다. 이렇게 선출된 의장단은 선출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의장은 선출 다음날부터 당적 보유가 금지된다. 

20대국회는 극복 과제가 적잖다. 여야간 극심한 정쟁과 대립, 이로 인해 법안심의와 각종 국회일정이 차질을 빚은 점, 법안 발의는 폭증했지만 시의적절한 입법은 하지 못했다는 등의 논란은 반복하지 않아야 할 19대국회의 멍에다.

◇상시 청문회법 거부권 행사에 시작부터 대치모드=하지만 출발은 우울하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정치권이 또다시 정쟁에 휘말리면서 20대 국회 운영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야권은 20대 국회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법정시한(6월 9일)에 맞춰 원구성을 마무리하고, 상시 청문회법도 재의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재로선 재의결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은 상시 청문회법이 19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등 야권은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연일 대응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이미 생산적, 일하는 경제를 위한 국회로 국가와 국민만 기준으로 (일을) 하겠다고 했다"며 “대통령이 바뀌셔야 20대 국회가 성공한다"고 박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전날에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시더라도 당당하게 하셔야 한다"며 박 대통령이 해외에서 전자결재로 상시 청문회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한 것을 비난한 바 있다. 국민의 기대 속에서 출범해야 할 20대 국회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명분 없는 거부권 행사로 첫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는 게 국민의당 주장이다.

더민주도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거부권 행사의 시기나 논리 모두 협량한 정치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김명연 새누리당 원내수석대변인은 "이제 정치가 더 이상 민생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깊이 자각하고 있다"면서 "새누리당은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여준 민의를 가슴 깊이 새겨, 협치와 상생을 통한 정치로 국민의 삶에 힘이 되어 줄 것을 다짐하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