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식사 정치' 재개…개혁완수·정권재창출 포석

[the300] 8일 與의원 전원 초청 오찬…다음달 국회 의장단·상임위원장단 오찬

이상배, 배소진 기자 l 2016.07.05 15:57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10개월여만에 국회를 상대로 '식사 정치'를 재개한다. 새누리당 의원 전원과 국회 의장단·상임위원장단을 차례로 만난다. 야권과의 협치를 통해 핵심 국정과제인 4대 구조개혁을 완수하고, 여권의 단합을 통해 정권재창출의 희망을 되살리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與의원 전원 오찬 초청…유승민도 참석

5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8일 새누리당 의원 129명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이날 오찬에는 4·13 총선 직전 탈당 후 복당한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김무성 전 대표 등 박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의원들도 모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의원 모두를 청와대로 부른 것은 20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지난해 8월26일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2014년 1월7일 새누리당 의원 전원과 당협위원장 26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한 게 처음이고, 지난해 8월26일 당 연찬회 직후 오찬을 함께 한 게 마지막이었다.

이날 오찬에서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을 비롯해 공공·교육·금융 등 4대 구조개혁의 완수를 위한 여당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선 기업과 채권단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문제 완화를 위한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등 주요 국정과제들과 북핵 포기를 끌어내기 위한 대북압박 정책이 현 정부 내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오찬은 4·13 총선을 거치며 격화된 당내 계파 갈등을 해소함으로써 비박계의 이탈 또는 반란을 차단하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1년5개월여 남은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에 성공하기 위해선 당청 간 화합과 여권의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청와대와 여당의 공통된 인식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 (청와대 오찬) 자리는 20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로 새출발시킬 것을 다짐하고 경제살리기, 민생돌보기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고위 당정청 재가동

한편 박 대통령은 다음달 중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국회의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여소야대 국회를 맞아 '협치'의 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노동개혁 등 주요 민생법안들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서별관회의(경제현안회의)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야권의 청문회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국회 의장단·상임위원장단을 상대로 정쟁을 자제하고 국정운영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하기 위한 자리로도 해석된다.

박 대통령이 국회 의장단·상임위원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하는 것도 20대 국회 들어 처음이다. 당초 청와대는 7일 국회 의장단·상임위원장단과의 청와대 오찬 간담회를 추진했으나 참석 대상자들의 일정 문제로 인해 다음달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새누리당과 청와대, 정부는 7일 오후 3시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20대 국회 첫 고위 당정청회의를 열기로 했다. 19대 국회 때인 2월10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이번 회의에선 추경 예산안과 노동개혁 4법 등 구조개혁 법안 처리 문제와 야당의 각종 청문회 요구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이 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주도하는 야권의 경제민주화 공세에 대한 대책이 논의될 지도 주목된다.

정 원내대표는 고위 당정청회의에 대해 "청와대 비서진과 당 지도부가 구성된 뒤 첫 회의인 만큼 당정청 협력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겠다"며 "경제활성화법안 등 주요 법안 처리와 국정 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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