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채용 논란..6월에 다시 열린 보좌진 채용 시장

[the300]6월 채용, 19대 비해 2.64배 늘어

지영호 기자 l 2016.07.06 05:54

"6월에 국회 보좌진 채용시장이 열린 것은 이례적입니다." 

27년째 국회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국회 보좌진은 5일 최근 의원실의 채용이 부쩍 늘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의원회관이 때아닌 채용시즌을 보내고 있다. 20대 국회가 조기에 원구성을 마무리한데다 친인척 보좌진 채용 여파까지 맞물리면서다.

국회 의원실채용공고에 따르면 6월 한달간 의원실 채용공고 게시물은 113건이다. 19대 국회가 시작된 2012년 6월 43건에 비하면 2.64배 많은 수치다. 18대 국회 첫해인 2008년 6월 88건보다도 25건이 더 많다.

여기엔 서영교 의원으로 시작된 친인척 채용 문제 여파가 상당하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서 의원 관련 보도가 시작된 지난달 21일 이후 1일까지 44명의 보좌진이 짐을 쌌다. 면직시킨 보좌진의 업무를 대신하기 위해 채용을 서두른 것이 6월 채용에 영향을 미친것으로 해석된다.

예전과 달리 조기 원구성이 마무리된 것도 6월 채용에 불을 당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8일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3당은 원구성 협상에 합의하면서 법정시한 3일만인 9일 상임위 구성을 완료했다. 19대에선 법정시한을 88일 넘겨서야 마무리됐고, 18대에선 33일이 걸렸다. 14대의 경우 원구성까지 125일이 걸리기도 했다.

지금까지 의원실의 보좌진 채용시기는 주로 당선이 확정된 후(4~5월), 상임위원회 배정 직후(7~8월), 국정감사 종료 이후(12~1월)에 집중됐다. 당선 후 채용은 선거활동을 지원해준 일종의 '보은인사'가 많지만 낙선자 선거캠프의 인재 채용도 활발한 시기다. 국회 시스템에 어두운 초선 의원들이 당직자 신분으로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이때다. 주로 총선이 있는 해 에 이뤄진다.

상임위가 결정되면 해당 상임위의 이른바 '선수'를 영입하는 시즌이다. 전문 보좌진이 없다면 제대로된 상임위 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 통상 원구성 협상까지 50여일 소요되다보니 선수영입도 7월달에 들어서야 이뤄졌다.

찬바람이 부는 12월이면 또 한번의 물갈이가 있다. 국정감사에서 실력발휘를 못한 의원들이 '문책성 해고'를 하는 시기다. 주로 지역 보은인사가 이 시기에 물갈이된다. 국회 근무를 희망하는 '실력파' 정책전문가들이 다소 느긋한 것도 이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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