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보기] 16. 우스트라 아사나 (영상)

입력 : 2021-06-18 08:12:06 수정 : 2021-06-20 17: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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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자세는 머리가 땅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뒤로 넘기는 유연함과 부드러움 속에 몸체를 견고히 지탱하는 단단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당찬 자세이다. 시연 허수정. 낙타 자세는 머리가 땅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뒤로 넘기는 유연함과 부드러움 속에 몸체를 견고히 지탱하는 단단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당찬 자세이다. 시연 허수정.

범어로 우스트라(ustra)는 낙타를 일컫는다. 낙타는 오래 전부터 가축으로 길러온 친숙한 동물로, 많은 짐과 사람들을 태우고도 사막을 횡단하는 지구력과 근력을 두루 갖춘 동물이다.

류시화 시인의 글에 '사막에서는 한 마디의 명언보다 한 방울의 물을 나눠 마시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사막은 척박하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낙타는 사뭇 자유로워 보인다. 험한 환경을 견딜 수 있도록 외모가 바뀌고 생리적 적응력이 쌓인 동물이다. 웬만한 생명체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덤덤하게 삶의 내성을 키우며 살아간다. 작열하는 태양의 열기가 모래벌을 달구어도 결코 피하지 않는다.

열악한 사막 환경에 적응된 낙타의 외모 중 특히 낙타의 눈은 감은 것처럼 보이지만 얇은 눈꺼풀을 통해 모래 폭풍 속에서도 앞을 본다. 눈물샘에서 공급되는 눈물은 각막이 마르지 않도록 하고 모래를 씻어내는 효과도 있다. 이 눈물은 다시 코와 연결되어 관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물 낭비를 줄이는 것이다. 낙타가 사막에서 눈물을 흘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몽골에서는 낙타를 앞에 두고 전통악기인 마두금(馬頭琴)이라는 두 줄의 현악기로 다정다감하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사랑의 노래를 연주한다. 노래를 불러주면 낙타의 눈에서는 눈물 방울이 흘러 내린다. 이로 인해 모성애를 자극해 제 새끼를 더 잘 키우게 한다는 것이다. 소리로 하는 만트라 요가의 멋진 한 장면이다.

낙타의 살과 고기는 식용으로 하고, 털은 직물로, 분뇨는 땔감으로 쓰인다. 카라반 대상(隊商)들이 짐을 싣고 다니는 수송 수단이기도 했던 것이 요즘은 사파리 관광에 등장했다. 그래서 사막 지대의 사람들은 이런 낙타를 신이 보내준 선물이라 생각한다.

낙타 자세는 두 무릎을 어깨 너비만큼 벌리고 상체를 곧게 세워서 후굴시킨 모습이 낙타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먼저 양손으로 허리 또는 양발 뒤꿈치를 잡는다. 더 가능하다면 양손을 교차하여 양발을 잡아도 좋다. 복부를 양쪽으로 내밀며 허벅지를 바닥과 수직으로 세운다. 이때 괄약근은 조인다. 요통 등 갑상선 비대증을 앓고 있을 때는 주의를 요하는 자세이다.

동작 후에는 앞으로 등을 구부리는 아기 자세 등 엎드린 자세를 취해 허리의 긴장을 해소해주는 게 좋다. 이 자세는 척추의 후굴력이 강화되어 허리가 유연해진다. 당뇨에도 효과가 있으며 대동맥의 탄력성이 유지·향상되어 노화를 늦춘다. 유선의 자극으로 가슴이 발달되고 생식기관이 발달한다.

무릎을 보호하는 근육, 앞쪽을 받치는 근육, 엉덩이, 허리와 양팔 등의 근력을 높여서 사막을 행진하는 낙타처럼 강인한 지구력을 갖추는 데 유효한 동작이다. 머리가 땅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뒤로 넘기는 유연함과 부드러움 속에 몸체를 견고히 지탱하는 단단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당찬 자세이다.

낙타와 같이 극한의 환경 속에서 험하고 힘든 시간을 이겨내면 삶의 자세가 보다 진중해지리라. 아름답고 순수한 것은 처절한 고통 속에서도 피어날 때가 많다는 말을 되새겨 본다. 끝으로 졸시 한 수 덧붙인다.


등에 올려진

허기진 짐의 무게로

사막을 건너간다

안으로 안으로

눈물일랑 삼키며

어깨에는 바위만한

고독 한 점 얹은 채

무릎팎 꺾였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시간의 저편 너머

모래 바람의 심장을

향해 나아간다


허허로운 열사의 사막

저벅저벅 걸어가는

당신의 뒷 모습에는

나와 나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

나의 어머니의 어머니그림자가 어려 있다

질긴 숨줄이 있다


퀭한 모진 세월들

툭툭 털고 일어서는 이것,

나를 지탱하고 있는 이 숙명을

포기하지 않는 이것,

그저 숨줄이 이어진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한 이것,

돌아보면 그 길은 지워지고

또 지워져 가지만

맑은 영혼 하나 품고서

길에게 길을 물은 채

흔들리며 흔들리며

숙명인냥

그 길을 간다

<낙타 / 최진태>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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