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이 유리하지 않다? 계파로 본 새누리 전대

[the300][런치리포트-친박, 그들이 사는 법]①원내만 보면 친박 압도적 우세…지역구 국한, 원외까지 감안하면 박빙 관측

진상현 기자 l 2016.06.29 05:55

 총선 참패 이후 표류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운명을 가를 전당대회가 40일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권내 권력지형도 요동칠 전망이다. 현재 주류인 친박(친 박근혜)계가 당내 다수를 장악하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원외 당협위원장까지 감안할 경우 친박계의 우세를 단정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주류 친박의 총선 참패 책임론 등이 함께 부상할 경우 당권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2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친박계는 지난 19대 국회에서 당청 관계를 중심으로 당의 주도권을 계속 쥐고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비박(비 박근혜) 진영에 수적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 20대 총선을 거치면서 비박계 의원들이 상당수 공천에서 탈락하고 친박 성향의 후보자들이 공천되면서 원내를 기준으로 수적으론 압도적인 우세를 점했다.




실제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새누리당 129명의 계파 성향을 분석한 결과(표 참조)도 79명이 친박, 비박이 40명, 중립이 10명으로 집계됐다. 친박 의원 비중이 2배에 달한다. 중립 성향 10명이 모두 비박 진영에 가세한다고 해도 79대 50으로 친박의 절대 우세가 유지된다.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김성원 김정훈 여상규 이은재 이진복 이학재 정용기 정진석 정태옥 지상욱 의원 등이다.

하지만 전당대회에 투표권을 갖는 대의원, 당원 등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역구 의원들로 좁히면 간극이 확연히 줄어든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17명 중 비박계인 김무성 전 대표와 가까운 김종석 전희경 의원을 제외한 15명이 모두 친박 성향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들 비례대표의원들을 빼면 비박계 38명, 친박 64명, 중립 10명으로 집계된다. 중립 성향 10명이 비박에 가세한다면 48대 64로 차이는 10여명으로 줄어든다는 얘기다.  

여기에 100여명이 넘는 원외 당협 위원장까지 감안하면서 친박계가 꼭 우세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정당의 지역구 조직을 책임지는 당협위원장들은 대의원, 당원에 대한 영향력에 있어서 지역구 의원들과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의 낙선자 다수가 ‘진박 마케팅’ 등이 표심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어서 친박계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친박계의 결속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이미 임기 후반으로 접어들어 박근혜 정부의 성공 뿐 아니라 정권 재창출도 염두에 둘 수 밖에 없는 국면이 됐기 때문이다. 친박 진영 내에서도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수직적으로 이뤄진 친박계의 권력구조에 반발하는 이들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친박계의 구성을 보면 4선의 최경환 의원이 실질적인 좌장을 맡고 있고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도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3선의 조원진 의원, 재선의 김태흠 이장우 김진태 박대출 의원 등이 강성파로 분류된다. 최근 당으로 복귀한 윤상현 의원도 대표적인 강성 인사다. 비박계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를 무산시키고 유승민 의원 등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를 뒤집으려는 시도를 한 것도 이들을 중심으로 한 20여명이었다. 이를 두고 친박계 내에서도 분화가 이뤄지고 있으면 강성 친박은 소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이들이 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 중진들과 일종의 역할 분담을 하고 있을 뿐 친박계 전체의 대오는 여전히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여기에 친박계가 최경환 이주영 이정현 홍문종 원유철 의원 등 중량급 당권 주자들이 즐비한 반면 비박계에선 주자들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다. 비박계에선 소장파 이미지가 강한 정병국 의원과 김용태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거나 출마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 비박계 관계자는 "당 안팎의 세력 분포로 보면 비박이 결코 불리한 양상은 아니다"면서 "정병국, 김용태 의원 등 비박계 주자들이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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