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정치

[청와대 속닥속닥] 청와대, 새누리당에 '부글부글'…이유는

등록 2016.02.21 19:42 / 수정 2016.02.21 19:54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앵커]
정치권과 청와대 뒷이야기들 알아봅니다. 정치부 홍혜영 기자 나와있습니다. 홍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연설을 한 지 닷새가 지났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금 뭘 가장 고민하고 있습니까?

[기자]
우선 갑자기 국회에서 연설을 한 건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 배경을 국민들께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게 컸고요. 그 다음은 테러방지법 처리입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당일 첫 국가안전보장회의 때도 이 테러방지법을 빼놓지 않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언론들이 '단호한 대응, 강경한 대북 제재' 이런 발언에만 주목하니까 곧바로 몇 시간 뒤 홍보수석이 "테러방지법도 강조해달라"면서 따로 추가 브리핑까지 했을 정도입니다.

금요일에는 이례적으로 이병기 비서실장까지 국회로 찾아가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를 만났죠. 국가정보원에 정보수집권을 주는 걸 두고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데 정부와 청와대는 "야당 주장대로 국가 안전처는 전문성이 떨어진다, 다른나라에서 기밀을 주겠느냐"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런데 대통령 연설 뒤에 청와대 내에서는 새누리당을 향해 불만이 터져나왔다고요?

[기자]
박 대통령이 국회연설을 한 게 오전 10시부터 30분 정도입니다. 그런데 한 시간 뒤 이한구 공천위원장이 사실상 전략공천을 뜻하는 우선추천지역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그 뒤 김무성 대표가 반발하며 언성을 높이고... 시끌시끌했죠. 청와대 안에서는 "대통령이 국민 단합을 호소한 뒤 여당 지도부가 티격태격 싸우니 국민들 보기에 좋겠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왔습니다.

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속으론 부글부글하지만 '싸움 자제하라'는 말 한 마디 했다가 총선 개입이라는 말이 나올까봐 참는다"고 털어놨습니다.

[앵커]
박원순 서울시장이 박 대통령에 깍듯이 인사를 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어떤 사연입니까?

[기자]
바로 이틀 전 청와대에서 열렸던 시도지사 간담회인데요, 박근혜 대통령이 시도지사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누며 덕담을 주고받았습니다. 박원순 시장에게는 "요즘도 인사 발령하면 열심히 하라고 운동화를 하라고 나눠 주느냐, 서울시민들 잘 챙겨달라"고 물었고 박 시장은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언뜻 보면 아주 자연스러운 이 장면이 의외로 느껴지는 이유는 지난 2일 국무회의 때 박 시장이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거론하며 박 대통령과 각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당시 배석자들 말에 따르면 박 시장이 끈질기게 대통령의 발언을 유도했다고 합니다. 회의 끝나고 나오면서 현기환 정무수석이 "국무회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만을 표시했고 박 시장이 이를 언론 인터뷰에서 공개하며 "불쾌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간담회는 그 뒤 처음 대면한 자리라 2차 충돌이 있는 게 아니냐 관심이 모아졌죠. 하지만 박 대통령은 "지자체에서도 테러 대비를 잘 해달라"고 당부했고 박 시장도 깍듯한 인사로 화답했습니다. 박 시장도 안보 위기 국면에서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게 결코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앵커]
대구 내려간 '진박'들에 대한 청와대 시각은?

[기자]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른바 진박 예비후보들이 부진한 데 대해 청와대에선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건 있죠. 대구 민심이 박 대통령은 지지해도 대통령만 믿고 내려와서 아무 것도 안하는 후보들한테는 냉정하다고요. 이른바 진박이라 불리는 후보들이 대부분 청와대와 정부 관료 출신이다보니 유권자들 앞에서 좀 뻣뻣한 면도 있을 겁니다.

청와대에서도 이런 점을 잘 알기 때문에 기자들에게도 "예비후보들 하는 게 별로 성에 안 찬다, 열심히 하라고 잔소리 좀 대신 해달라" 이런 주문을 하는 겁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