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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416 교과서'에 "사용 금지" 조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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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416 교과서'에 "사용 금지" 조처 논란

전교조 "검인정 교과서 '종북몰이'와 똑같아…교사용 책자일 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세월호 참사 2주기를 기념해 만든 교재에 대해 교육부가 일선 학교에서 사용 금지 조처를 내렸다.

교육부는 전교조가 계기(契機)교육을 위해 교사 보급용으로 만든 '기억과 진실을 향한 4·16교과서' 초등‧중등용 2종을 분석한 결과, "이 자료는 국가기관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내용을 제시해 학생들의 건전한 국가관 형성을 심각히 저해할 우려가 높다"며 교육자료로서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계기교육이란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았던 특정 주제에 대한 교육을 말한다.

교육부는 각 시도교육청에 이 교재가 학교 현장에서 활용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전교조


교육부는 잘못된 국가관 형성을 우려하는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의혹·주장과 특정 언론·단체 관련 자료 제시가 과다하고 비교육적 표현이나 학생의 성장 발달 단계에 부적합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우선, '부정적 국가관 조장' 대표적 사례로 꼽은 대목은 초등용 교재 2쪽 '진실을 은폐하려는 불의한 정권', '이 정권은 416 참사의 진상규명마저 폭력적으로 방해하고 국민의 분열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등 대목이다. 교육부는 "현 정권에 대한 편향된 시각과 의견 제시로 학생들에게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조장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부분은 변성호 전교조위원장의 인사말이다.

중등용 교재에서 문제 삼은 대목은 90쪽 '함께 생각해 봅시다'의 "생명과 안전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사회에서 참사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또 다른 세월호 참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방안이 필요한지 모둠원과 토론해 적어봅시다"이다. 교육부는 "우리 사회가 마치 생명과 안전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사회라는 편향된 가치관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괴물'로 암시하는 듯한 동화를 인용한 점, 정부 발표 자료보다는 의혹이나 주장을 중심으로 기술한 점도 문제 삼았다.

초등용 교재 21쪽 "내가 세월호에 있었다면 배가 침몰하는 순간 어떤 것들이 생각날까요? 꼭 기억하고 싶은 소중한 일들을 떠올려 봅시다" 부분에 대해선 "초등학생에게 지나치게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는 등 학생의 발달 수준과 정서적 측면에서 부적절하다"고 했다.

교육부는 "가치판단이 미성숙한 학생들에게 정치적·파당적·개인적 편견이 포함된 편향된 시각을 심어줘서는 안 된다"면서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사안에 대해 법령 및 절차에 따라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억과 진실을 향한 416교과서 초등용 교재 70쪽.

"416 교과서는 '교사용 책자'... 교원 자율성 무시 말라"

교재를 펴낸 전교조 측은 교육부의 사용 금지 조처에 반발하며,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전교조 측은 우선 이 교재가 학생 보급용이 아닌, '교사용 책자'임을 강조하며, 이름으로 사용된 '교과서'는 상징적인 표현에 불과할 뿐, '배움책' 혹은 '익힘책' 성격의 보조 교재라고 설명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25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학생 보급용 교과서가 아니므로, 이 교재의 활용 여부는 교사에게 달려 있다"며 "그럼에도 교육부가 사용 금지시키는 것은 교원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했다.

이어 "특정 부분을 끄집어내 비판하는 것은 검인정 교과서가 '종북 교과서'라고 선전‧선동하는 거나 다름없다"며 "참사 후 2년 동안 제기된 다양한 견해들을 소개하자는 취지인데, 정부 입장과 다른 견해를 실었다고 금지하는 것은 정부가 국정화 교과서를 만드는 맥락과 같다"고 했다.

송 대변인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대부분이 학생과 교사였던 만큼, 교육 현장에서 참사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은 교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교재를 두고 총선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 아니냐 하는 의혹도 있는데, 이는 마치 2년 전 세월호가 올해 총선 시기에 맞추어 침몰했다고 억지부리는 것과 같은 것으로, 2주기 공동 수업은 4.16 전후에 진행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기억과 진실을 향한 416교과서 초등용 교재 60~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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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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