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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中 관변언론 반발 빌미 준 청와대의 설익은 사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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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中 관변언론 반발 빌미 준 청와대의 설익은 사드 대응

입력
2016.08.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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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열린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내부 분열을 가중시키지 않고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 책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의원들이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중국 방문을 강행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또 “국민의 생명이 달려 있는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정치권의 협조도 촉구했다. 그러나 전날 청와대 홍보수석을 통해 강하게 반박했던 중국 언론의 사드 배치 결정 비난 논조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관영 언론매체의 보도에 대해 청와대가 직접 나서 대응하는 것이 외교적으로 적절했느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하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에 대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비판한 배경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박 대통령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비난하는 중국 언론의 ‘한국 때리기’가 도를 한참 넘었고, 더욱이 이들 언론이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변 매체라는 점에서 더 이상 한국에 대한 일방적 매도를 두고 볼 수 없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태를 어떻게든 진정시켜야 하는 청와대가 중국 정부도 아닌 언론과 대거리를 하는 듯한 인상을 준 것은 적절치 않다. 당장 청와대의 반박에 대해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바로 맞대응하는 기사로 갈등 수위를 더 높이고 나온 게 이를 뒷받침한다. 환구시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는) 한국의 태도는 남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도타일파(倒打一?)와 같은 것”이라며 “사드 배치로 한중관계를 긴장시킨 책임을 완전히 북한과 중국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환구시보가 그동안 일방적인 주장과 자극적인 표현으로 숱하게 우리의 내부 분열을 조장해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청와대의 반박은 이들에게 더 좋은 빌미를 준 것밖에는 안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어제 중국을 방문한 더민주 초선의원들도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외교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론에는 동감한다. 하지만 안보 문제만큼은 통일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사드 문제다. 국론이 갈기갈기 찢어진 상태에서 야당 의원들이 상대국에서 임의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기왕 방중한 이상 의원들은 중국의 선전전에 휘말릴 수 있는 언행을 자제하고, 단호하면서 설득력 있는 자세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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