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반도체 칩 제작기회 준다

2023-06-02 11:45:08 게재

'내 칩 제작 서비스' 하반기 개시

이종호 장관 "차별화된 인력양성"

반도체 설계를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올해부터 자신이 설계한 칩(Chip)을 제작해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대전 ETRI에서 '반도체 설계 검증 인프라 활성화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식과 현판식을 개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반도체 설계검증 인프라 활성화 사업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이경엽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 사무국장, 국 양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방승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김성규 서울대학교 교육부총장.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이 사업은 학생들이 설계한 반도체 칩 제작을 신청하면 ETRI·서울대·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 운영하는 반도체 팹(Fab)에서 500㎚ CMOS(상보형 금속 산화막 반도체) 기술을 이용한 반도체 칩을 제작해주는 사업이다. 일명 '내 칩(My Chip) 제작 서비스'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칩(Chip)이 설계한 대로 동작하는지 직접 측정과 분석을 통해 검증할 수 있게 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그 간 반도체 설계를 공부하는 학부생을 위한 칩 제작 기회는 사실상 없었다.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도 주로 상용 생산공장(파운드리)에서 칩 제작을 의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비싼 가격과 오랜 대기시간, 부족한 피드백 등 한계가 있어 대다수의 학생들이 칩 제작 기회를 갖기 어려웠다.

또한 전문 파운드리에서 제공하는 프로세스디자인키트(PDK)는 설계자가 알아야 하는 정보로 학생들이 배워야 한다. 그러나 PDK는 비밀유지계약 하에서 제공되기 때문에 학부생들에게 제공되기 어렵고 수업에서도 사용되기 어렵다.

PDK는 반도체 제작자가 설계자에게 제공하는 반도체 제조공정 관련 데이터베이스로 설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내 칩 제작 서비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다.

과기정통부는 이 사업이 실전 역량을 갖춘 설계 인재를 양성하는 매우 실효적인 교육 모델이어서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은 올해 하반기에 처음 시범 서비스 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2027년까지 4년 동안 매년 6~12회 이상 설계검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과기정통부는 매년 최소 500명에서 최대 1000명의 설계 전공 학생들이 칩을 제작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 사업은 반도체 전문가인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제안해 만들어졌다. 취임 후 차별화된 반도체 인력양성을 고민하던 이 장관이 직원들과 머리를 맛대고 만들어낸 정책이라는 후문이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가 보다 효율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쟁국과 차별화된 방안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면서 "이 사업을 통해 뛰어난 인재가 양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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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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