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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안 공기와 바깥공기…음압격리 된 진실

입력 2016-07-0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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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작년 이맘때 우리를 찾아온 이름조차 낯설었던 질병 '메르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그 질병의 숙주는 낙타는 아니었습니다.

'구멍 뚫린 방역시스템'. 정부는 개미 한 마리 못 지나간다고 호언장담을 했지만 감염환자는 버젓이 거리를 활보했고 공기가 흐르지 않는 병동에서는 바이러스가 창궐했습니다. '낙타를 조심하라'는 지침이 나온 탓에 억울한 낙타는 그만 감옥에 갇히게 되었지요.

방역 후진국이라는 오명과 재난컨트롤 타워의 부재, 각자도생의 시대를 사는 시민들은 들숨 하나, 날숨 하나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만 했습니다.

그 값비싼 대가를 치러가면서 참으로 많은 것들을 배웠던 시간. 그 때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일 겁니다.

"청와대에 보고했지만 답변이 안 와서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병관리본부 담당자에게서 여러 차례 들었다"

앞선 리포트에서 전해드린 믿기 힘든 이야기입니다. 물론 질병관리본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작년 12월에 복지부가 메르스 종료를 선언한 이후에 당국이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확진자가 3명이 더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정부가 이것을 반년 동안 세상에 알리지 않아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미 메르스는 종료가 됐고, 증상 없는 확진자도 사실 다 나아서 전파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메르스와 관련한 정부의 호언장담이 여러 차례 깨졌던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확진자수와 사망률. 모두가 달라지는 탓에 질병관리본부의 백서 발간 작업마저 못하고 있다는 얘기는 차라리 소소합니다.

'음압격리'(negative pressure)' 지난 메르스 사태 당시에 알려진 용어입니다. 병실의 압력을 낮춰 안에 있는 공기가 바깥으로 흐르지 못하게 함으로써 안과 밖을 차단하고, 타인의 감염을 막는 조치였습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안공 기와 바깥 공기의 흐름을 차단하려 했을까. 무엇이든 정부에 불리하면 그것은 막으면 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마치 음압격리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음압격리는 바이러스는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진실마저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겨우 반 년 만에 드러났으니까요.

오늘(7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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