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변화한 콘텐츠 시장에 맞는 정책을

2023-06-02 11:18:21 게재
최근 방미한 윤석열 대통령은 넷플릭스의 K-콘텐츠 산업에 대한 25억달러(3조3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습니다. K-콘텐츠 산업이 세계적 인정을 받은 사례이기에 대통령실은 이를 대대적으로 알렸습니다. 이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는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콘텐츠 산업 관련 일자리 6만8000여개가 새로 생기는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콘텐츠 산업이 크게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넷플릭스의 투자는 제작사와 창작자들에게 기회입니다. 국내에서는 조달할 수 없는 규모의 제작비를 조달해 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고 넷플릭스라는 OTT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국내 제작사와 창작자들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둔 규모의 작품들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고 해외의 다양한 영상 프로젝트에 합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콘텐츠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투자에 대해 '양날의 칼'이라고 말합니다. 국내 콘텐츠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도 끼친다는 겁니다. 넷플릭스가 투자한 작품들은 넷플릭스가 지적재산권(IP)를 갖게 됩니다. 때문에 제작사와 창작자들은 방영 후 발생할 수 있는 사후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나아가 양질의 작품들이 넷플릭스의 투자로 제작되면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산업의 '블랙홀'로 작용할 우려가 있습니다. 좋은 작품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되면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OTT들은 양질의 작품을 확보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국내 OTT들은 지금도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가운데 앞으로는 넷플릭스와 더욱 힘든 경쟁을 펼쳐야 하는 셈이죠. 특히, 넷플릭스의 투자가 제작비 규모를 대폭 상승시켰기에 더욱 어려운 상황입니다.

시장 상황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변화한 시장 상황에서 국내 제작사들의 IP 확보와 국내 OTT들의 경쟁력 강화는 국내 콘텐츠 산업의 보호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세제지원을 강화하고 펀드를 강화하는 등 제작사들이 제작비를 최대한 확보해 IP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국내 OTT들의 경우, 시장이 한정된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 직간접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됩니다.

지금까지 문체부는 다양한 정책과 지원 사업을 통해 콘텐츠 산업이 발전하는 데 역할을 해 왔습니다. 이제 변화한 시장 상황에 맞는 정책과 지원 사업으로 국내 콘텐츠 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길 바랍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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