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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노인들에게 생기는 어려움
정보가 없는 사용자 조회수 17,248 작성일2014.03.20
 그게 경제적 어려움 소일거리없음이런거거말고 싱크대가 높아서 설거지가 힘들다던지 바닥이미끄럽다던지 이런것좀 써주세요  채택 ㄱ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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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ksj
바람신
노인복지 2위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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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를 받는 일이 많아짐

노인의 특성상 귀가 잘 안들리는 분들이 있고 이로 인해 목소리가 높아지고 화내고 부딪히는 문제를 가져옴

 

신체노화로 인해 빨리빨리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음. 

2014.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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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신
정신건강의학과, 불교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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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밀한 노인들의 성(性) 2부

  • 이재호
    사진부 기자
    E-mail : skywalker@chosun.com
    2007년 조선일보 사진부에 입사하여 동영상 취재를 담당했다. ..
 
입력 : 2014.03.14 09:04

 
40년을 함께 살았던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
 
남은 생에선 더 이상 남자를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김씨(여·74)는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자가 혼자 살던 그녀에게 친구로 다가왔다.
김씨는 친구였던 그가 시간이 흐르자 이제껏 찾았던 남자임을 알게 되었다.
 
그는 그녀가 싫어했던 술과 담배,
도박을 일체 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자신을 배려해주는 사람이었다.
 
당시 김씨의 나이61세,

남자 나이 81세였다.

“나이가 많던 적던 노년의 연애도 ‘교통사고’나는 거랑 똑같다.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사랑은 어느덧13년째가 되었다.

김씨는 “
사람의 기본 욕구가
식욕,
수면욕,
성욕이다.
 
젊은 사람들은 사람이 늙으면 섹스도 못하고,
죽은 귀신 보듯이 하는데,
실은 노인들도 애정을 구하고 섹스에 대한 욕구가 있다”며
“남녀가 섹스를 하면 전압이 올라가요.
몸 안의 음극과 양극이 통하는 게 순간적으로5천 볼트의 전압이 흐르는 것 같더라고”라고 했다.
 
그리고 “
어쩌면 지금이 내 평생 가장 달콤한 시간”이라면서 수줍게 웃었다.

노인 성()에 대한 고민 상담을 7년째 하고 있는 고금자(66·인구보건복지협회)씨는 “
노인들의 성에 대한 고민은 더이상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어르신들의 성()을 엉큼한 지하실로 들어가게 하지 말고,
남녀가 자연스럽게 만나게 하는 것이 바로 복지사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6일 오후 3시경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분당노인종합복지관 대강당 안.
“하나,
두울,
셋 왼쪽으로 도세요.”
보사노바(Bossa Nova)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60, 70대로 보이는 백여명의 남녀가 강사의 구호에 맞춰 라인댄스를 추고 있었다.

 
고영원(71·경기도 분당)씨는 “
건강이 좋아지고,
즐거운 생활을 하게 되고,
노후의 외로움을 달랠 수도 있어 라인댄스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했다.

화려한 댄스복을 입고 땀을 흘리던 박노훈(67) 씨도 “
노년을 외롭게 보내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신() 중년이다.
 
동네 주변에 있는 이런 곳으로 나와,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친구도 사귀면서 즐겁게 남은 인생을 보내자”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은밀한 노인들의 성생활(1)이재호 기자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안타까운 일입니다

너나

나나 다잘살아가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자식 문제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부모가

자식은 물론 자신들의 삶마저 황폐하게 만들 수 있다.

모성애와 부성애는 호르몬만이 만들어주는 사랑이 아니다.

냉정하게 가르치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더 밝게 해준다.

 

 

알아서 분비되는 모성 호르몬,부성 호르몬

엄마가 되게 하는 호르몬이 있다.

 

출산할 때 다량으로 분비되는 ‘

옥시토신’이라는 물질로 원래는 자궁 근육을 수축시켜 진통을 일으키고

모유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이다.

 

최근 과학자들은 이 옥시토신이 자궁뿐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엄마가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갓 태어난 아기에게 무한 애정을 느끼고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모성애 호르몬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출산 과정을 겪지 않는 남성들은 어떻게 해서 자식에게 애착을 갖는 것일까?

연구 결과 남성들은 아내의 출산을 전후해 ‘

바소프레신’이라는 호르몬 수치가 높아진다고 한다.

 

바소프레신은 원래 체내 수분량을 조절하기 위해

소변량을 감소시키는 호르몬으로 옥시토신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동물 실험에서 바소프레신의 증가가 출산과 연관되는 경우,

새끼를 보호하려하고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늘어나는 부성 행동의 증가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즉 출산을 기점으로 호르몬 변화를 통해 남성 역시

‘아빠’로 변신하는 것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돼라?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

했던가.

자식 사랑에 대한 부모의 마음은 모두 한결같을 것이다.

 

요즘같이 자식이 하나나 둘만 있는 경우,

부모들의 자식 사랑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자녀에게 들어가는 지출에 대해 상대적으로 고민도 덜하는 것 같고

고민을 한다 하더라도 결국 실행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게 된다.

 

최근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녀 1인당 한달 평균 양육비는 약 120만원으로 성장할 때까지는 약 3억원이 든다고 한다.

 

미국 중산층이2억7000만원 정도 쓴다고 하니

이미 우리보다 잘 사는 선진국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버린 셈이다.

 

물론 부모에게는 자녀에게 최대한의 지원을 해줄 의무가 있고

그에 대한 책임감 어린 욕구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과다한 자녀 양육비 지출이 삶의 다른 측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자녀 양육비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부모들의 노후 준비다.

 

각종 설문 조사에 따르면 노후 준비에 가장 큰 걸림돌로 하나같이 ‘

자녀 교육’과 ‘

자녀 결혼’ 등 각종 ‘지원 비용’을 꼽는다.

 

옛날처럼 자식이 부모를 공양하는 가족공동체 중심의 시대라면

자녀에 대한 지원이 결국 부모의 삶에 행복으로 돌아올 수 있는 확률이 높았고 그

때는 수명도 그리 길지 않았으니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은 평균 수명이 길어져 은퇴 이후에도 오랜 세월을 활동하며 살아야 하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각자 의 삶을 더 중요시하는 풍조가 확대되어 가고 있다.

 

이런 마당에 부모 본인들의 미래를 고려하지 않고 자녀 양육에 모든 걸 쏟아부었다가는

난감한 인생 후반을 맞을 확률이 높다.

 

안타까운 점은 베이비부머 세대 이후 부모들은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행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세대를 초월하고 모든 부모가 자신들의 노후 준비와 자녀들의 양육 문제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처해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과다한 자녀 양육비는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젊은 부부들의 자녀 계획을 들어보면 대부분이 일단 하나만 낳고

둘째는 형편을 보아 결정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결혼 생활을 시작한 극히 일부 를 제외하고는

양육비 부담 때문에 다자녀에 대한 꿈을 일찌감치 포기하거나

조건부 출산이라는 궁여지책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신생아 수 의 주요 감소 원인이 ‘

자녀 양육비’와 ‘

교육비 상승’이라는 통계 결과 이면에는 그런 젊은 부부들의 고민이 있다.

 

높아져만 가는 양육비 마련을 위해 원하든 원치않든 맞벌이를 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자녀를 원만하게 보살필 시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하나 있는 자식을 제대로 돌봐주지 못하니 둘째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나마 맞벌이로 번 돈을 가사도우미나 학원에 갖다 줘야 하는 현실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과다한 교육비가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고

고령화된 인구 구조는 국가의 성장 동력을 떨어뜨린다.

 

결국 지나치게 높은 교육비가 국가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니 개인이나 정부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묻고 따져가며 베푸는 현명한 사랑

한편으로는 하나 둘 있는 자녀를 애지중지 키우는

부모에 대한 자녀의 대우는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사춘기 아이를 둔 부모들은 자녀와 갈등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은데,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녀가 무섭다고 말하는 부모들이 꽤 많다.

 

어떤 아빠는 사춘기 자녀와 함께 있는 것이 너무 불편해 주말에도 출근을 한다고 한다.

 

청소년들은 고민이 있을 때 누구에게 털어놓고 조언을 들을까?

조사에 따르면 친구나 동료가 46.6%이고 부모는 21.7%다.

 

그 중 아버지를 상담 대상으로 생각하는 청소년은 3%에 불과하다.

 

자식을 위해 부부가 힘을 합쳐 온갖 뒷바라지를 다 해주고 있는데

정작 자식들은 부모를 대화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허탈한 일이다.

 

전생의 원수가 현생의 부부로 인연을 맺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전 생애에서는 서로 죽기 살기로 싸우며 살았으니

현재는 부부로 살면서 서로 아끼고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옛말이다.

 

그런데 자녀를 그토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면서도

갈수록 부모로서 대접을 받기 힘든 현실에 비추어볼 때

요즘은 전생의 원수 사이가 부모와 자식 간으로 태어나는 게 아닌가 싶다

(당연히 전생에 빚이 많은 쪽이 부모로 태어날 것이다).

 

한 마디로 자식이 상전인 시대다.

문제는 그것을 자식이 원했느냐는 것이다.


오히려 부모들이 자신들의 엄마 호르몬,

아빠 호르몬을 너무 심하게 쏟아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늘 자녀에게 퍼주고 있는 모든 사랑을 아이들도 진정 원하는 것인지,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인지 가끔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무한한 물질적 지원보다는 세상이 무언 지 가르쳐 주고 그 세상과 친하게 지내고,

때로 밀려오는 높은 파도를 어떻게 넘어야 하는지에 대한 부모의 경험담을 듣고 싶어 할 지도 모른다.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따지지 않는 무조건적 베풂보다는

합리적 판단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효율적 사랑을 나눠야 하는

부모의 태도 변화를,

바로 ‘

자녀들이 요구’하는 시대다.

글 노경순
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3.12.26
기사입력 2013.12.26






사람이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나 모든 만물은 오면 가야하는 순리입니다

세월이 가면 계절이 바뀌듯 인생도 그렇게 가는것입니다

노인들의 성(性)을 인정하자

 2014/01/08 22:47 이프 

 

자정이 다 된 늦은 시각이었다.

길거리 여기저기,

흙더미랑 섞인 채로 미처 녹지 않아 쌓인 눈이 지저분하게 널브러져 있는 종로대로 변.

인사동에서 친구 전시회 뒤풀이를 막 끝내고 택시를 잡으려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시커먼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가로등을 등지고 뒤엉켜 안고 있는 폼이 꼭 연인들 같았다.

연말연시 들뜬 마음에 술 한 잔 걸치고 젊은 혈기를 못 이겨 저러나 싶어 그냥 지나치려는데 좀 이상했다.

 

흔히 보는 젊은 연인 커플들 같지 않다.

젊은이들이라고 하기엔 가로등 불빛에 비친 모양이 좀 낯설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았다.

사람이 다가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더 애정 표현에 열중인 커플.

칠순은 족히 넘기셨을 듯 해 보이는 어르신 커플이었다.

 

차림새도 그렇고 머리 숯이나 턱밑의 늘어진 주름도 그렇고.

대충 어림잡아도 남자는 일흔 서넛,

여자도 거의 일흔 가까이 되셨을 것 같아 보인다.

 

어마나,

이를 어째.

정신이 나가서 멍하게 서 있는데 발 앞에 차가 멈추어서며 창문을 열어 말을 건다.

‘어디 가세요?’ 택시가 왔다.

 

문을 열고 몸을 실은 채 목적지를 말하고는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자연스럽게 애정 표현을 하고 계신 저 어르신 커플을 보고 난 왜 놀랐을까.

대로변에서 스스럼없이 하신 것 때문에?

그 이유만은 아닐 게다.

 

눈에 매우 낯설어서다.

칠순이 넘은 어르신 연인 커플.

이제껏 한 번도 눈으로 본 적이 없다.

 

물론 낯이 설었기에 그리 놀라기도 했겠지만

어르신들은 저런 육체적 사랑표현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아니 저런 육체적인 사랑행위 자체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속마음이 내 안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노년의 성과 사랑을 다룬 영화 <죽어도 좋아>



 

부모님은 부부관계를 통해 우리들을 낳아 주셨다.

다 아는 당연한 사실이지만, 머릿속으로는 그 부부관계라는 것이

우리 부모님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도 같고,

부모님, 그중 특히 어머님이란 말과 성(性)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머릿속을 맴도는 이런 저런 생각들.

어쨌거나,

이미 내 나이는 부모님 나이를 훨씬 넘어 할머니 나이가 되었지만 영 바뀌지를 않는다.

 

세월도 흐르고 시대도 많이 바뀌고.

이제는 나도 생각을 바꿀 때가 됐나보다.

 

사랑을 통해 아이를 낳은 후 어머님이 되시고 아버님이 되시고,

또 계속 사랑을 하면서 할머님도 되시고 할아버지도 되시는 것인데.

 

엊그제,

기침 때문에 병원에 잠시 들렀다가 대기실에서 모 의학전문 잡지를 봤다.

어르신들의 꾸준한 성생활은 정신건강뿐 아니라 육체건강에도 무척 좋다고 한다.

 

날이 갈수록 초고속으로 발달하는 의학 기술 덕에

인간수명은 점점 더 길어지고 많은 혜택도 속속 생겨나고 있지만,

그 많은 혜택 중에서 남자들에게 당당한 자신감을 선물 한 ‘

비아그라 알약이야말로 으뜸가는 선물일 것’이라는 의학전문기자의 글도 읽었다.

 

돈도 안 들고 몸에도 좋다하고,

거기다가 인간의 3가지 기본 욕구의 하나라는 성.

어쩌면 성이란 그만큼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벌써 우리나라는 고령화시대로 접어들었다.

우리나라 인구수의 큰 몫을 차지하고 계신 어르신들,

그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이 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될 터이니

그들의 건강한 성생활을 머릿속으로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협조도 하자.

혼자된 싱글 어르신들의 미팅 주선.

어쩌면 이런 종류의 직업이 인기 있는 블루오션 직업이 될 날이 멀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직업을 한번 바꿔 볼까나.

“약수역 다 왔습니다.”

택시 운전기사가 말을 건다.

벌써 목적지에 다 왔단다. 


※윗글은 2013.12.27 노년시대신문 금요칼럼 코너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엄을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사건·범죄

 

  뭐 좋다고 신고햐…

  할머니는 오늘도 빈집서 마음 졸인다

 

 

 

기사입력 2013-12-13 03:00:00

기사수정 2013-12-13 09:26:31 

 

  

늘어나는 노인 대상 성폭력, 정부 대책은 전무


 

성폭행당한 노인의 상처는 컸다.

지난해40대 남성에게서 두 차례 성폭행당한 충남 신모 할머니(80)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괴로워하고 있다.

할머니는 가해자와 덩치가 비슷한 남자만 보면 놀라 달아나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백발의 파마머리를 한 그녀는 키가 150cm쯤 돼 보였다.
80년을 버틴 얼굴 피부는 고목 껍질처럼 억셌다.
 
‘○○노인복지센터’라고 쓰인 형광색 조끼에 검은색 털신.
배꼽까지 올려 입은 바지의 고무줄이 볼록 나온 배를 이등분했다.
시골 ‘
우리 할머니’ 모습 그대로였다.

신모 할머니(80)는 ‘
그놈’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빛이 변했다.
5일 충남의 한 읍내에서 만난 그녀는 “
나한테 그놈을 데려와.
칼로 콱 찔러 죽일 겨”라며 격분했다.
 
신 할머니는 지난해 여성 노인 상습 성폭행범인 양모 씨(49)에게
자신의 집에서 두 차례 성폭행당한 피해자였다.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할머니들도 성범죄에 노출돼 있다.
성범죄자들이 젊고 매력적인 여성만 노리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약한 상대를 선호한다.
여성 노인은 제압이 쉽고 특히 신고를 꺼려 성범죄자에게 손쉬운 공격 대상이다.

2008년 ‘나영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 성폭력 피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보호망이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약자인 여성 노인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아동(만 13세 미만) 대상
성범죄는
2009년 1017건에서
지난해 1123건,
올해 1039건(11월 현재)으로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노인(만 60세 이상) 대상 성범죄는
2009년 244건,
지난해 320건,
올해 370건(11월 말 기준)으로 늘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
수사 당국의 관심이 아동,
장애인에게 집중되면서 남은 약자인 노인 성범죄가 늘어나는
일종의 ‘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 신고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경기도의 A요양원에서 지내는 김모 할머니(63)는
요양원 총무 김모 씨(48)에게서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간 70여 차례나 성폭행당했다.
하지만 신고하지 못했다.
 
할머니는 가족 없이 기초생활수급비 45만 원을 받아 생활하고 있었다.
할머니에게A요양원은 월 15만 원에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할머니는 “
신고하면 원장님이 날 쫓아낼까봐 두려웠다”고 했다.

범행은 할머니의 하소연을 전해 들은 요양원 여직원이 수사기관에 제보하고 나서야 끝났다.
 
지난달 구속 기소된 김 씨는 검찰에서 “
할머니가 신고도 안 하고 저항도 안 했다”며
“할머니도 좋아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할머니는 4년 전 뇌출혈로 뇌수술을 받은 이후 몸 오른쪽이 마비돼 있었다.
 
김 할머니의 법률 조력인을 맡은 류승언 변호사는 “
노인 상당수는 피해 사실을 신고해 소문이 나면 현재 거주지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범죄 신고율이 10%가량으로 추정되는데
노인의 신고율은 5%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노인은 성폭력은 여자가 잘못해 발생한다는 식의 교육을 받은 세대여서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을
더 수치스러워한다는 것.
이 때문에 노인 대상 성폭력은 실제론 연간 수천 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지숙 평택성폭력상담소 소장은 “
노인은 강간을 당하고도 당할 뻔했다거나 도둑이 들었다고 축소 신고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놈이 밤에 얼굴에 뭘 뒤집어쓰고 눈만 내놓고 왔는데 생각하면 시방꺼정 무서워.”

지난달 충북의 한 시골 마을에서 만난 박모 할머니(82)는 기자가 ‘
그날’
일에 대해 묻자 “
부끄럽다”며
말을 아꼈다.
 
마을 어귀 외딴집에 혼자 사는 박 할머니는 지난해 5월 초 오전 2시 양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양 씨는 토시로 복면을 한 채 잠기지 않은 문을 열고 들어섰다.
할머니는 호통을 쳤다.

“다 늙은 사람에게 뭐하는 짓이여.”

양 씨가 맞받아쳤다.

“늙으면 여자 아니여?”

할머니는 신고하지 않았다.
“뭐 좋은 일이라고 신고를 햐.
아들한테도 ‘
도둑이 들었는데 훔쳐간 건 없다’고만 혔어.
아들도 ‘
크게 다친 데 없으면 그냥 넘어가자 혀.”

피해 사실을 묻어두려는 노인의 특성을 성범죄자는 교묘히 파고든다.
 
가해자들은 ‘
노인은 신고당할 걱정 없이 성폭행해도 되는 대상’이라는 그릇된 확신을 갖는다.
 
박 할머니의 망설임은 4건의 노인 연쇄 성폭행이 일어나는 단초가 됐다.

한 달 뒤인 지난해 6월 17일 오전 2시 양 씨는 다시 할머니를 찾았다.
 
한층 과감해진 양 씨는 방 창호지 문을 발로 걷어차고 들어섰다.
복면을 한 그가 박 할머니의 두 눈을 쳐다보며 물었다.

“신고 안 했지?”

할머니는 대꾸를 못하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노인네한테 무슨 볼일이 있다고 또 왔어.”

“왜,
두 번 오면 안 돼?”

연이어 성폭행에 성공한 양 씨는 활동 무대를 넓혔다.
양 씨는 인근 충남의 한 외딴집에 혼자서 
살던  신 할머니를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 성폭행한 뒤에야 경찰에 붙잡혔다.

폐지를 모아 팔며 혼자서
살던 84세의 김모 할머니는 부산 서부경찰서 형사들 사이에서
‘민원왕’으로 불렸다.
 
폐지가 조금 없어지기만 해도 바로 경찰서에 달려와 “
빨리 범인을 잡아 달라”고 소리쳤다.
 
이런 할머니가 3개월 넘게 침묵을 지킨 일이 있었다.
무료 급식소에서 만난 오모 씨(49)에게 폐지 수거를 도와달라고 한 것이 비극의 발단이었다.
 
할머니가 내어준 옆집에서 지내던 오 씨는 ‘
야수’로 돌변했다.
그는 4월∼6월 말 4차례에 걸쳐 할머니 방에 침입해 성폭행을 시도했지만
할머니가 완강히 저항해 미수에 그쳤다.
 
할머니는 오 씨가 잡혀 들어가면 폐지를 모을 때 도움을 받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다 7월 11일에야 경찰에 신고했다.

“이 나이에 젊은 놈한테 그런 일을 당했다 카면 아무도 안 믿을 거 같고….
그놈을 빨리 쫓아내주소.”

본보가 2004년부터 올해 11월 말까지 발생한 노인 대상 성폭력 사건 2000여 건 중
당사자 인적 사항과 사건 개요가 확인된 85건을 분석한 결과  가해자 평균 나이는 44.9세,
피해자는 74.6세였다.

이화영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소장은 “
성폭행이라도 상대가 젊은 남자면 ‘
늙은 여자가 고마워해야 할 일’이라는 식의 어이없는 편견이 뿌리 깊다”며 “

이런 상황에서 피해 사실을 밝힐 수 있는 노인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늘어나는 노인 대상 성폭력, 정부 대책은 전무

○ 죽음보다 더한 상처
충북의 박 할머니와 충남의 신 할머니를 연쇄 성폭행한 양 씨에 대한 1심 재판이 2월 대전지법에서 열렸다.
당시 변호인은 “
이 사건 피해자들의 경우 통상적인 피해자보다 정신적인 피해가 적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본보 취재 결과 노인의 상처는 심각했다.

노인은 피해 이후 4가지 감정에 시달린다.
 
자신이 가장 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안 뒤 느끼는 무력감,
자식 나이의 남자에게 당한 수치심,
편견에 시달려야 하는 모욕감,
신고한 다음엔 ‘
젊은 남자의 인생을 망쳤다’라고 생각하는 죄책감이 뒤섞인다.

각계의 후속 조치가 이어지는 아동·장애인과 달리 노인은 소외돼 있다 벼랑 끝에 내몰린다.
 
지난해 8월 경기 평택시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남성 간호조무사(33)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신고한 서모 씨(62)는 같은 해 10월 투신自殺했다.

‘민원왕’이었던 부산 김 할머니의 아들(54)은 올해 9월 7일 어머니 집을 찾았다가 주저앉았다.
할머니는 대문 철침에 묶은 끈에 목을 매 숨져 있었다.

할머니는 自殺 직전 10여 일을 악몽의 현장인 자신의 집에 혼자 방치돼 있었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양형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할머니는 밥을 거의 먹지 못해 아사(餓死) 직전까지 갔다.
 
처지를 비관해 바다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신고하기도 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3주간 입원할 때는 “
내가 몇 달 동안 그놈한테 시달림을 받았다”란 말을 반복하며 덜덜 떨었다.

본보가 최근 발생한 노인 성폭력 사건 10건(피해자 15명)을 심층 취재한 결과
피해자 중 2명은 自殺했다.
 
7월 폐지를 모으던 중 이모 씨(35)에게 성폭행당한A 할머니(69)는 사건 발생 7일 만에 숨졌다.
흉부 및 두안면부 다발성 손상이 원인이었다.
 
지난해 8월 자신이 혼자서
살던 집에서 이웃(40)에게 성폭행당한 소모 할머니(77)는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다.

충남의 신 할머니는 최근 경로당으로 속옷을 팔러 온 남자를 보고 놀라 도망쳤다.
 
체격과 생김새가 가해자와 비슷했던 것.
할머니는 “
가해자가 징역 8년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있다”란
기자의 설명에도 “
그놈이 틀림없다.
날 해코지하러 온 것”이라며 불안해했다.

신 할머니는 기자가 찾아간 5일,
집에 숨은 ‘
나쁜 놈’을
찾는다며 장롱을 다 헤집어 놓았다.

“집에 그놈이 숨어 있나봐.
내가 오줌 눌 동안 숨었을까봐 무서워.
그놈이 또 올까봐 무서워.”

○ 문 열린 곳에서 아직도 혼자 산다
최근 충북의 박 할머니 집을 찾아 문을 두들겼다.
집은 대문이 따로 없었다.
 
도로를 향해 난 미닫이문을 열면
바로 거실로 쓰이는 6.6m²(약 2평) 남짓한 공간이 나오는 구조로 범죄에 취약했다.
 
문은 사건 당일처럼 잠기지 않았다.
기자는 “
왜 문을 고치지 않느냐”고 물었다.
“두 번이나 나쁜 짓을 당했는데 또 당하겄어.”

경남의 한 읍내에 혼자 사는 노모 할머니(82) 집 현관문은 아귀가 맞지 않아 닫히지 않았다.
 
노 할머니는 10월 15일 옆집 세입자 윤모 씨(49)에게 성폭행당할 뻔했다.
 
사건 당일 오후 2시 윤 씨는 열린 문으로 들어선 후 공격했다.
노 할머니는 “
문을 고치려면 100만 원 넘게 든다고 해서 자식들한테 미안하다”라고 했다.

취재 결과 피해자 15명 중 사망한 4명을 제외한 11명 중 10명은
사건 발생 현장인 집이나 요양원에 혼자 방치돼 있었다.
 
노인 성폭력 사건 중 67.8%가 피해자 집에서 발생하는 등
혼자 사는 노인은 성폭력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지만
피해자들은 사건 이후에도 이렇다 할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노 할머니는 “
사건 당일 밤 딸에게 자고 가라고 했지만 바쁘다며 가버렸다”고 했다.

사건 현장을 떠난 노인은 충남의 신 할머니뿐이었다.
그 역시 차로 10여 분 거리인 다른 빈집으로 이사했을 뿐 혼자서 
살고 있었다.
 
할머니가 사건 이후 마련한 방범 대책은 장에서 사온 생후 6개월 된 강아지 ‘복실이’ 한 마리였다.
손효주 hjson@donga.com·신광영 기자  
 
 

[Narrative Report]

 

황혼의 청천벽력…

몹쓸 짓 당했건만 돌아온 건 손가락질뿐

 

 

기사입력 2013-12-12 03:00:00

기사수정 2013-12-12 15:57:26

 

 

 


일요일인 8일 오후 3시 40분 경기 평택시의 한 병원 2층 로비.

비상구등을 제외한 전등이 모두 꺼져 있다.

지난해 8월 12일 일요일 오후 3시 40분, 60대 여성 환자가 “

30대 남자 간호조무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 곳이다.

본보 취재기자가 사건 당시와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현장을 찾아 둘러보고 있다.

평택=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젊은 남자에게 성폭행 당한 할머니들을 향한 사회의 시선은 싸늘하다.
'먼저 유혹하지 않았는데도 그랬을까'
'늙은 꽃뱀'….
이런 편견 때문에 할머니들은 숨죽이며2차,
3차 피해를 입는다.

본보가 노년기에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들을 심층 취재한 결과
自殺하거나 정신적 충격으로 남은 삶 전체를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 생을 마감한 피해자가 적지 않았다.
가해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은 약자인 노년 여성을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뒤틀린 욕구와 적개심,
지배욕을 풀려는 것이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다.
경기 평택시의 한 병원에서 벌어진 비극적 사건의 전모를 추적했다. 》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을 때 병원 로비는 암흑에 잠겨 있었다.
오후3시 40분,
한낮이었다.
일요일이었던8일 경기 평택시의 한 병원2층 로비.
천장의 백열등 수백 개는 모두 꺼져있었다.
빛이 들어들 창도 없었다.
평일 이곳은 환자와 보호자가 몰려 대기석80여개가 꽉 찬다.
하지만 진료가 없는 일요일엔 인적이 끊긴다.

1년4개월쯤 전인 지난해 8월 12일 일요일 오후 3시 40분경.
서모 씨도 이런 적막을 경험했다.
당시62세이던 서 씨는 오른쪽 다리에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고 이 병원 7층에 입원해 있었다.
수술 부위를 감은 붕대가 풀려 붕대를 새로 갈아달라고 하기 위해 병실을 나섰다.
그날 서 씨가 타고 내려온 엘리베이터 문이2층에서 열렸을 때 문 앞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남성 간호조무사A 씨(33)였다.

서 씨는 A 씨의 안내를 받아 오른손으로 링거액이 걸린 거치대를 끌며2층 복도 끝 '석고실'에 도착했다.
'드레싱(소독) 받으실 분은 밖에서 대기해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두 사람이 들어가고 닫혔던 방문이 다시 열리기까지34분.
그 사이 석고실에서 60대 할머니 환자와30대 남자 간호조무사 간의 '성행위'가 있었다.

● 결혼 앞둔 딸, 대쪽 같은 남편
사건 직후 서 씨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방금 전 일을 주변에 알리는 것도 망설여졌다.
7층 병실로 돌아오다 간호사와 마주쳤을 때 서 씨는 엉거주춤 입을 뗐다.

"혈압 좀 재주세요."

심장이 뛰고 호흡이 가빠왔다.
서 씨는 심장으로 오가는 혈관이 좁아지는 협심증을 오래 앓아왔다.
수축기 최대 혈압이 157mmHg이었다.
가슴이 조여들다 뒷목이 뻣뻣해졌다.
5분쯤 뒤 다시 혈압을 재자 167mmHg까지 올라갔다.

서 씨는 이 때의 심경을 며칠 뒤 글로 남겼다.
'혼란의 연속이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딸,
대쪽 같은 남편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창피했습니다.
온몸을 락스에 담가 닦고 싶었습니다.
몸에 벌레가 스물스물 기어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서 씨가 검사에게 보낸 탄원서 중)

서 씨는 병실에서 나와 딸(25)에게 전화를 걸었다.
들릴 듯 말 듯 속삭이며 울먹였다.
"엄마가 병원에서…."
한참을 머뭇대다 딸의 재촉에 말을 이었다.
"붕대 갈아주는 사람이 성(性)적으로 무슨 짓을 했어."

딸에게서 전화를 건네받은 남편에게도 서 씨는 '
성폭행'이나 '
강간' 같은 표현을 하지 않았다.
서 씨의 남편은 병원으로 곧장 달려왔다.
남편은 병원을 뒤져 업무 중이던A 씨를 찾아냈다.
남편은 "
일단 경찰을 부를 테니 그 앞에서 얘기해보자"고 말했다.
A 씨는 "
병원에서 알면 큰일 난다.
살려달라"고 했다.

이때 서 씨가 남편을 말렸다.
"신고하면 경찰에 계속 불려나가고 그럴 거 아냐.
평택 사람들이 환갑 넘은 노인네가 지저분한 일 당했다고 수군거리면 내가 고개나 들고 다닐 수 있겠어.
소문나면 나 못살아.
신고는 좀 더 생각해보자."

서 씨는 평택에서 60년 넘게 산 토박이였다.
90세 노모와 동생들도 평택에 살고 있었다.
남편은 신고를 보류하는 대신 알고 지내던 경찰관에게 연락해 대처 방법을 물었다.
이 경찰관은 "
신고는 나중에 하더라도 그 사이에 가해자가 말을 바꿀 수 있으니
성폭행 사실을 시인하는 자인서라도 받아놓으라"고 조언했다.

남편은 A 씨에게 자인서를 요구했다.
A 씨는 종이와 펜을 가지고 왔지만 손을 벌벌 떨어 펜을 제대로 쥐지 못했다.
남편이A 씨를 대신해 자인서 문구를 쓰고
A 씨는 '
자인서가 강제로 쓰여진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문장과 함께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썼다.
자인서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본인은 서OO 환자를 치료하던 중 강제로 강간하였습니다.
이 자인서는 어떤 강제에 의한 것이 아님을 확인합니다.'

● 가해자의 돌변
서 씨는 다음날 다른 병원으로 옮겨 입원했다.
경찰관의 조언에 따라 성폭행 사실을 뒷받침할만한 병원 진단을 받았다.
산부인과 전문의는 "
성기에 성폭행 흔적으로 보이는 열상이 발견됐다"는 소견을 냈다.
'외부 충격에 의한 의치 손상'(치과) '
급성스트레스에 따른 협심증 악화'(내과) 등의 진단도 나왔다.

서 씨는 여전히 신고를 망설였다.
딸 결혼을 앞두고 한 달 뒤 상견례가 예정돼있었다.
서 씨는15년 전 첫 남편과 이혼하고 당시 초등학생이던 늦둥이 외동딸을 여인숙을 전전하며 키웠다.
딸에게 가난에 찌든 사춘기를 겪게 했다는 자책감을 떨치지 못했다.
 딸에게6.6㎡(약2평) 남짓한 딸만의 방을 마련해준 것도 5년 전
지금의 남편을 만난 이후 실현된 일이었다.
딸에게 '
성폭행 피해자의 딸'이란 굴레를 덧씌울 순 없었다.

'가슴에 묻으면 되겠지'하는 서 씨의 바람은 곧 헛된 기대가 됐다.
사건 이틀 뒤인8월14일 저녁 A 씨는 서 씨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56줄에 이르는 장문이었다.

"아주머니가 해달라고 했잖아요.
(제가) 그만하려는데 계속하라고 해서 하는데 (중략) '끝났어?
옷 입어도 되지?'
그러고는 제 손 잡고 고맙다고 수고했다고 하고서 (중략) 이런 식으로 나오시면 안 되죠."

서 씨는 이날 오후 11시 남편과 함께 평택경찰서에 성폭행 피해 신고를 했다.
사건 발생 후55시간을 흘려보내고 나서야 신고를 한 게 얼마나 치명적인 실수였는지 부부는 알지 못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평택서 민범식 형사는 "
서 씨가 신고를 망설였던3일은 가해자가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자기만의 시나리오를 짜기 충분한 시간"이라고 했다.
범행 자인서는 A 씨가 "
(서 씨 측의) 강압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나중에 법원에서 효력을 인정받지 못했다.

● 진실 밝히려고 용기냈지만…
서 씨는 사건 한 달 뒤인 지난해9월 11일 병원 석고실에 다시 들어서야했다.
경찰과 현장검증을 하기 위해서였다.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가 현장검증에 동원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신체 건강한 30대 남성이 뭐가 아쉬워서 60대 여성을 성폭행하겠는가.'
수사팀으로선 이 의문을 풀어야 했다.
A 씨는 성범죄 전과가 없고 부인과 어린 자녀를 둔 외형상 평범한 가장이었다.
석고실 안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었다.
목격자도 없었다.
피해자가 직접 피해 사실을 증명해야 했다.

5㎡(약1.5평) 남짓한 비좁은 석고실에 서 씨와 민 형사,
다른 형사2명 등 4명이 들어섰다.
서 씨가 민 형사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 나머지 형사2명이 각각
서 씨(피해자)와
A 씨(가해자) 역할을 맡아 재연했다.

서 씨는 길게 한숨을 쉬며 설명을 이어갔다.
"그놈이 '
여기(사타구니)에 반창고가 엉겨 붙어있어 떼어주겠다고 하기에
'딸한테 떼어 달라고 하겠다'면서 말렸는데….
이불로 내 입을 틀어막고…."

'피해자 역' 형사가 침대 아래쪽에 걸터앉은 채 서 있는 '가해자 역'
형사와 마주보는 모양새가 되자 서 씨가 "
심장이 터질 것 같다"며 주저앉았다.
현장검증은2,3분쯤 뒤 다시 이어졌다.
최근 취재팀과 만난 민 형사는 "
당시 검사가 누구 말이 맞는지 가리려면 피해자도 현장 검증을 해야 한다고 지휘해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경찰은 저항이 불가능했을지를 눈여겨봤다.
당시 서 씨의 오른쪽 다리는 하지정맥류 수술 직후라 거동할 수 없었고 오른팔에 링거 바늘이 꽂혀 있었다.
왼손은 10여 년 전 강도가 휘두른 칼에 중상을 입어 장애4급 판정을 받고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움직일 수 있는 건 왼쪽 다리뿐이었다.

가해자 A 씨에 대한 현장검증은 서 씨보다 일주일 앞서 진행됐다.
그때도 두 사람의 행위와 자세가 대부분 일치했지만 A 씨는 "
아줌마가 원해서 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현장검증 직전인 지난해 9월 4일 경기지방경찰청에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가 진행됐다.
A 씨의 진술은 대부분 거짓 반응이 나왔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서 씨에 대한 악소문이 퍼졌다.
'늦바람이 나서 젊은 남성과 성관계를 했다'
'합의금을 뜯어내려 남편과 공모한 꽃뱀 사건이다'
'늙은 여자가 젊은 남자와 성관계를 했으면 고마워해야 할 판에 신고를 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소문은 서 씨와 가족의 귓속에도 흘러들었다.
병원 관계자들이 경찰 조사에서 "
서 씨가 성관계 후 석고실에서 나오면서 흐뭇하게 웃는 장면이 병원CCTV에 찍혀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뒤에는 소문이 더 덩치를 키웠다.
 

지난해 8월 12일

서모 씨가 병원 2층 치료실에서 나오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화면.

서 씨가 치료실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나오는 모습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취재팀이 해당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화질이 떨어져 등장인물의 표정을 식별할 수 없었다.

사건 한 달 만인 지난해 9월 13일 서 씨는 뜬눈으로 새벽을 맞았다.
검찰이 경찰의 4번째 요청 만에 법원에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영장실질심사가 있는 날이었다.
 
앞서 경찰이 A 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은 검찰에서 3차례 기각됐다.
 
서 씨가 저항한 흔적이 별로 없어 성폭행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보완 수사 지휘가 내려왔다.
지휘 내용을 관통하는 일관된 의문은 "
젊은 남성이 나이 든 여성을 성폭행했을 개연성이 과연 충분한가"였다.

서 씨는 신고 후 한 달 간 6차례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조사를 받느라 쇠약해져 있었다.
신경 안정제를 맞거나 환자복 차림에 링거를 꽂고 나와 조사 받는 일도 많았다.
서 씨는 딸에게 "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한테 눈치를 준다"고 했다.

사건 당일 가해자

A 씨가 쓴 자인서.

A 씨가 “손이 떨려 못 쓰겠다”고 버텨

A 씨 대신 피해자의 남편이 문구를 쓰고

A 씨는 자인서가 강제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는 내용의 문장과

서명을 남겼다는 게 피해자 가족의 설명이다.

그러나 나중에 A 씨는 강압에 의해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였다.
 
양측 주장이 상반돼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도 반영됐다.
구속 영장이 기각되자 소문은 '
강간이라면 당연히 구속감인데 늙은 여자가 먼저 꼬드긴 게 맞다'는 내용으로 진화했다.

서 씨는 영장이 기각되던 날 밤 딸에게 하소연을 했다.
"나이 많은 여자라고 이런 식으로 다 나를 죽이려고 해도 되는 건가.
나이 많은 게 이렇게 큰 죄인가."

그날 이후 서 씨는 집 밖에 나가지 않았다.
딸이 퇴근해 돌아오면 딸에게 "
나도 같은 여자인데 날 왜 이렇게 벼랑으로 모는지 모르겠다"라며 중얼거리고는 했다.
 
6차례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지만 기각 이후에는 이런 말도 하지 않았다.
A 씨는 불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11일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 열린 4차 공판은 증인으로 출석한 병원 관계자2명이 "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비공개를 요청해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A 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 밥상에 남겨놓은 A4용지 5장
법원의 불구속 결정18일 만인 지난해10월 1일 오전 8시.
누군가 아파트 현관문을 주먹으로 마구 쳤다.
 
서 씨 가족은 평택 변두리의 낡은 아파트 5층에 살고 있었다.
방안에서 자고 있던 서 씨의 딸이 문을 열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라 친척이 찾아온 줄 알았다.

"밖에 있는 사람이 이 집 사람인지 확인 좀 해주세요."

119대원은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베란다 창문이 열려 실내로 찬 바람이 불어 들어오고 있었다.
서 씨의 방안 밥상에 놓여있던 A4용지 5장이 바람에 흩어졌다.

'내가 아이였거나 젊은 여자였다면 그놈이 구속됐겠지.
그놈이 나보다 나이가 많았다면 나쁜 소문도 안 났을 거야.
너하고 아빠 눈을 못 보겠어.'

서 씨는 이런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투신自殺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신광영 기자neo@donga.com

 
 

노인 범하려는 욕구,

아동 노리는 심리와 유사

 

 

기사입력 2013-12-13 03:00:00

기사수정 2013-12-13 08:46:10

 
 
전문가들이 말하는 노인 성폭력
평소 열등감…
만만한 노인-아동 성적 타깃 삼아

노인을 범하려는 성범죄자의 왜곡된 욕구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심리와 유사하다.
성폭력은 성충동을 주체하지 못한 결과라기보다
 
억눌린 분노를 약자를 향해 표출하는 행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성범죄자 입장에서 노인과 아동은 물리적으로 제압하기 쉽고
상황 대처능력이 취약해 자신이 쉽게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아동 성범죄자 가운데 상당수는 노인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전력을 함께 갖고 있다.

지난해 경남 통영에서 여자 초등생을 성추행한 뒤 살해한 범인 김점덕(46)은
7년 전인 2005년에 62세 노인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전과가 있다.
 
김은 당시 선원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할 일 없이 지내며 동네를 배회하다
냇가에서 다슬기를 채취하던 할머니를 공격했다.
 
강간미수·상해 등으로 5년간 복역하고 나온 김은 얼마 후 10세 소녀를 다음 희생양으로 삼았다.

통영 사건 때 김을 심층 면담한 경남지방경찰청 조혜란 프로파일러는 “
김 씨가 특별히 아동이나 노인을 선호하는 성적 기호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자기가 만만하게 다룰 수 있는 상대를 찾았던 것”이라며 “
범행 당시 10세 소녀나 할머니가 홀로 방치된 상황이었고
이들이 자신을 경계하지 않아 성폭행을 해도 별 탈이 안 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7세와 8세 여아를 3차례 강제추행했던
화물차 운전사가 70, 80대 할머니를 성폭행한 사례도 있다.
조모 씨(57)는 지난해 2월 경기 의왕시에서 88세 여성을,
그해 10월 부산에서 77세 여성을 성폭행해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조 씨의 변호사는 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
조 씨가 당뇨가 심해 성기능 장애가 있었다.
 
또래나 젊은 여성들한테는 접근할 엄두도 못 낼 만큼 자신감이 없다 보니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상대를 고른 것 같다”고 말했다.

아동이나 노인을 노리는 성범죄자들은 자존감이 낮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열악한 가정환경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성장했고,
경제적인 능력도 없어 주변 사람들에게 존중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평소 열등감과 불만을 품고 있다가
주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약자들을 상대로 억눌린 분노를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경찰수사연수원 권일용 경감(프로파일러)은 “
이들 성범죄자는 강간을 통해 자신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희열을 느끼고 자존감을 회복하려 한다”며
 
“정서적으로 미성숙해 동년배 여성들과는 정상적인 관계를 맺기 어렵기 때문에
노인과 아동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성폭행 피해를 당한 노인들 사례를 보면 파지를 수집하러 다니는 등
외부에 자주 노출되거나 문단속을 잘 하지 않는 홀몸노인이 70%에 이른다.
 
피해 아동들 역시 대체로 가정에서 방치되거나 우범지역에 사는 빈곤층 아이들이다.
주변의 관심을 충분히 받지 못해 조금만 친근하게 다가가면 경계심을 풀어버리는
이들의 약점을 성범죄자들은 파고든다.
 
전문가들은 노인과 아동 성범죄자가 상당 부분 겹치는 만큼
노인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동 성범죄까지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이러려고 차 태웠나?”

  할머니 감금 공무원 집유

 

 

 

기사입력 2013-10-01 11:18:00

기사수정 2013-10-01 11:35:26

 

 
울산 울주군의 한 면소재지 주민인
A할머니는 지난 5월 26일 오전 7시40분께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가
카렌스 승용차를 운전하다 멈춘 공무원 B씨를 만났다.

B씨는 70대인A할머니를 발견하고 차를 세운 뒤 일정 지역까지 태워주겠다고 말해 할머니를 태웠다.

친절해 보이던 B씨는 차를 탄 후 10분 만에 돌변했다.
갑자기A할머니의 상반신을 더듬어 추행하려 한 것이다.

A할머니는 "
왜 이러느냐"며 "
이러려고 차에 태웠나"며
고함을 치면서 정차를 요구했지만
 B씨는 이를 묵살하고 2.2km를 더 운전해 10분간 할머니를 감금했다.

결국 겁을 먹은 할머니는 주행 중인 차에서 뛰어내렸고,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게 했다.

B씨는 피해자를 감금해 상해를 입힌 죄(감금치상)로 기소돼 지난달 말
울산지법으로부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40시간을 선고 받았다.

법정에서 B씨는 이번 범행이 음주 및 알코올성 기억상실증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질러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피고인이 범행 당시 다소 술에 취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범행 당시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정신질환을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어느 정도 기억에 의존해 당시 상황을 진술한 점,
사건 범행의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후 정황 등을 종합할 때 정신질환이나 음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다만 할머니를 강제로 추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공소제기 후에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 처벌불원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고소를 취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형사소송법에 따라 해당 혐의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
이 사건 범행은 수법 및 경위에 비춰 죄질이 무겁고 범행 당시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와
그 후의 정신적 충격 또한 매우 클 것으로 보임에 따라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매우 중한 것은 아닌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과 나이,
성행, 범행 동기 및 경위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참고하세요

 

 

어르신들의 갈망,

주책이라 마세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2013.12.14 00:01

경기도, 다음주 전국 첫 노인 성문화 축제 여는 까닭

 
2002년 개봉한 영화 ‘죽어도 좋아’의 한 장면.
일흔을 넘긴 남녀가 우연히 만나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그린 영화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노인의 성() 문제가 공론화 되는 계기가 됐고,
더 이상 부끄러워 감출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중앙포토]
10년 전 한 달에 2~3회로 줄어든 부부 성()생활을 지금은 거의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집에 부부만 남게 돼 신혼 때로 되돌아가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막상 아내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는데 거절당하기 일쑤고,
방에서 나가라고까지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50대 남성의 고민이 아니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76 A씨가 최근 지역 노인복지관 성상담 직원에게 전한 고민이다.

65세 이상 66% “성생활 한다”
노인들의 성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부부간 성문제,
이성과의 문제를 털어놓는 노인이 많아졌다.
 
체면 때문에,
아니면 부끄러워서 더 이상 감출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12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노인복지관에 설치된 성상담 창구 29곳에는 하루 평균 60여 명이 찾고 있다.
성상담 창구는 지난 9월부터 본격 가동됐다.
 
이전까지 노인복지관에서 성생활 고민을 얘기하는 노인은 거의 없었다.
박노숙(50) 경기도노인복지관협회장은 “
노인들이 갈수록 건강해져 성생활을 누리는 비율이 높아진 데다,
 
황혼 재혼도 늘어나면서 성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상담해 고치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노인들 상당수가 성생활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11년 서울·경기도 지역 65세 이상 노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66.2%가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이용(50.8%),
성인용품(19.6%)이나 성기능 보조의료기기(13.6%) 등을 구입한 경험도 있다고 했다.

노인 성범죄 5년 전보다 55% 늘어

일각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음성적인 성매매도 이뤄진다.
성적인 욕구는 남아 있는데 부부간 성생활이 원만치 않거나 홀로 된 노인들과 성매매를 하는 것이다.
대구의 한 공원이 대표적인 장소다.
 
이곳엔 늘 립스틱을 바른 여성 노인 10여 명이 맥주·박카스나 다른 음료수가 든 봉지를 들고 서 있다.
음료수를 주며 접근한 뒤 성매매를 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만난 60대 성매매 여성은 “
불법인 줄 알지만 우리가 없으면 노인들의 성적 욕구를 누가 해결해 주느냐”며
“젊은 사람들은 노인들의 마음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에서 노인 성범죄가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61세 이상 노인의 성범죄 건수는 2008 710건에서 지난해 1104건으로55% 증가했다.
노인 성범죄와 음성적인 성매매는 아직 한국 사회에서
노인의 성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되지 않은 상태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건전한 성인식 변화 이슈화 나서
이런 가운데 경기도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노인 성문화 축제’를 준비했다.
노인 성문제를 한층 공론화하고 해법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다.
 
행사는 17일 오후 130분부터 430분까지 의정부에 있는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열린다.
행사에서는 비뇨기과 진료 상담을 받고 화장법 등을 배울 수 있다.
 
또 가부장적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방적인 성관계가 아닌,
애정이 담긴 성관계를 하자는 내용 등을 담은 ‘
노인 성문화 선언문’도 채택한다.

경기도 박정란 복지여성실장은 “
그간 청소년들을 위한 성교육이나 성문화사업 등은 많았으나 어르신들을 위한 것은 없었다”며 “
노인의 건전한 성 인식 변화와 건강한 가족관계 개선을 위해 노인 성문화 축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임명수·김혜미 기자, 대구=김윤호 기자

 

 

 

[석덕신 스님]
 
인간의 수명
 
03.07.31 10:42:16
 
어느 한의사가 쓴 글을 보았는데 그 중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다.
그 한의사의 주장에 따르면 원래 인간의 수명은 120세라고 한다.
 
이것은 인간의 뇌세포가 소멸하는 속도를 감안한 수치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족할 줄 모르고 지나친 욕심을 부려서 스스로 생명을 단축시킨다는 것이다.
원리는 이렇다.
 
사람이 욕심을 부리면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이 스트레스는 몸속으로 들어온 산소를 불완전연소시켜 활성산소가 쌓이게 만들고,
활성산소는 뇌에 충분한 산소 공급을 막아 결국 뇌세포의 소멸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 생기는 병의 80~90%는 무리하는 것에서 온다.
사람이 자신의 역량을 넘어서는 일을 할 때 피로가 쌓이고,
스트레스가 생기는데,
이것이 병의 원인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하게 되는 것일까?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욕심때문이다.
 
더 많이 갖고 싶고,
더 많이 유명해지고 싶고,
더 많이 행복해지고 싶은 욕심때문이다.
 
결국 욕심이 우리를 병들게 하고,
우리의 행복을 앗아가는 원흉인 셈이다.

최근에는 산사의 스님들에게서 건강비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별다른 건강식을 먹지 않아도 늙어서까지 맑은 정신세계를 유지하며 장수를 누리는 스님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산사에 사는 스님들에게 무언가 특별한 비법이 숨어 있을거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스님들에게 속인들이 기대하는 비법은 없다.
다만 스님들의 생활 그 자체가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일 뿐이다.

스님들의 하루는 새벽 3시에 시작되는데,
새벽 3시는 인()시로 세상에 양()의 기운이 동()하는 시간이다.
또 취침에 드는 저녁 9시는 음()의 기운이 동하는 시간이다.
 
따라서 스님들은 우주의 기운의 움직임에 맞춰,
물 흐르듯이 진행되는 삶의 지혜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스님들은 식사를 할 때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양만을 먹는다.
세속의 사람들에게 흔한 맛을 찾고,
멋을 찾는 일이 스님들 세계에는 없다.
 
게다가 스님들은 자극적인 향신료가 들어 있지 않는 채식위주의 식단으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맵거나 짠 음식을 먹지 않는다.
가끔 시간이 나면 차를 즐겨 마시며 무욕의 삶을 보내는 것, 그것이 전부다.

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려고 하면 힘이 든다.
그러다 보면 세상에 대해,
사람에 대해 상처를 입게 되고 마음의 병을 얻게 된다.
마음의 병은 육신의 병을 부르게 되고 삶을 불행하게 만든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리지 않는 것,
내 본성에 반하지 않는 것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채근담에 이런 구절이 있다.
[입에 맛있는 음식은 모두가 창자를 짓물게 하고 뼈를 썩게 하는 나쁜 약이다.
실컷 먹지 않고,
먹는 일을 5분 만에 멈추면 재앙이 없느니라.
마음에 쾌한 일은 모두 몸을 망치고 덕을 잃게 하느니라.
너무 탐닉하지 않고 5분 만에 그 일을 멈추면 뉘우침이 없느니라.]
 
건강을 얻고 싶은 마음에 또 다른 욕심을 부린다면 그것 또한 내 몸의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 될 것이다.

건강은 욕심내지 않는 깨끗한 마음을 가질 때 지켜지는 것이다.
버리는 삶,
나누는 삶 이것이야말로 건강과 행복을 보장하는 가장 좋은 보약이다.
 
 

201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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