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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입장 바뀐 국방부…미·중 신경전에 오락가락?

입력 2016-06-0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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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은 사드 배치 문제를 언론에 흘리고 우리 국방부는 부인하고 이런 상황이 계속돼 왔는데요, 그러다 한민구 국방장관이 어떤 배경 설명도 없이 갑자기 하루만에 입장을 바꾼 것입니다. 국방부 취재기자와 함께 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성훈 기자, 한민구 국방장관이 오늘(4일) 한 이야기가 '사드 배치에 대한 분명한 의지'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여태까지 나온 표현 중에 가장 강하다고 봐야겠죠?

[기자]

먼저 준비한 화면 잠시 보실까요?

이 화면은 지난 2월 한미가 사드 배치 협의를 시작한다고 공동 발표한 문서인데요, 사드 배치를 공동 모색한다고 표현했습니다.

양국이 협의를 시작한 것임에도 검토 차원으로 표현해 수위를 낮췄습니다.

그 전에는 3NO라고 해서, 요청도 없고, 협의도 없고, 결정도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분명한 의지가 있다"고 한 발언은 이례적인 발언으로 그 만큼 준비된 발언이라고 분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입장이 바뀐 것도 관심이지만 또 하나가 미국하고 계속 엇박자가를 보이지 않습니까. 어제만 해도 미국은 10월 이야기가 나왔었고 우리는 부인하다가 나왔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미 국방장관이 한 이야기를 되짚어보면, 아시아 안보회의 전에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여기서 두 가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달 안에 한반도 사드 배치 관련 발표를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이번 회담에서 한민구 장관과 사드에 대해 토론하는 논의가 거론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던 것입니다.

이런 말이 나오자마자 국방부에서 다급하게 해명자료를 보냅니다.

미 국방부 장관의 이야기에 대해 우리 국방부는, 양국 정부가 승인하는 과정을 거쳐서 추진한다, 이건 이달 안에 발표하는 게 아니라는 걸 간접적으로 반박한 것이고, 이번에 샹그릴라 대화에서 논의 하겠다고 했지만 논의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만에 더 강력한 지지의사를 표명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꾼 것입니다.

[앵커]

어제 저렇게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부분 언론에서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갖고 있었는데요. 이렇게 하루만에 바꾼 배경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에게 취재를 해봤는데요, 우선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 사이에서 우리 군이 오락가락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미국이 몇 달 만에 사드 문제를 다시 꺼내 들었는데 이건 지난 1일 북한 이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중국 시진핑 주석을 만난 뒤였습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유화적 조짐을 보이자 다시 한번 고삐를 조이기 위해 사드 문제를 거론한 것 아니냐는 것이죠.

그런데 국방부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보냈다가 부랴부랴 더 강하게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게 된 건데요.

관련해서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당초 중국을 의식했다가 아니라는 기류를 감지한 뒤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군이 사드 문제를 놓고 미중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박성훈 기자가 이야기한 것만 종합해보면 우리는 미국-중국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다가 입장을 바꿨던 것인데 결국 우리 입장이라는 건 당초부터 없었던 겁니까?

[기자]

카터 미 국방 장관은 사드 배치는 미국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한미 동맹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반발을 피하면서 배치를 추진할 수 있는 명분을 한미 동맹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이 국방 전략상 손실을 입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사드 배치를 설득하긴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남중국해 문제와 미중 경제 전략대화 등 더 폭넓게 상황을 지켜보며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사드 배치 문제는 외교와 국내 국방 등 여러 문제가 얽혀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입장이 명확하지 않아서 의문만 커지게 하는 게 국방부의 큰 실책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지금까지 박성훈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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