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장동력 '주춤' … 5월 제조업 PMI 부진

2023-06-02 11:40:31 게재

차이신 제조업 PMI 50.9 불과

정부 공식 제조업 PMI는 48.8

"적극적인 재정정책 펼쳐야"

중국 경제가 리오프닝(경제 재개) 이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연초 강세를 보였던 데 비해 갈수록 성장 동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31일 중국 동부 안후이성 푸양의 한 공장에서 직원들이 스피커를 생산하는 조립 라인에서 작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일 중국 차이신글로벌은 차이신 구매관리자지수(PMI) 설문조사에서 중국의 제조업 활동이 공급과 수요가 모두 회복되면서 4월 위축 이후 5월에 다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고르지 못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PMI는 중국의 경제 활동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월간 지표 중 하나다. 5월 차이신 중국 제조업 PMI는 전월의 49.5에서 50.9로 상승했는데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조업은 중국 GDP의 28%를 차지했다.

차이신 인사이트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왕저는 제조업이 확장 국면으로 회복됐지만 차이신 PMI은 고르지 못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왕저는 "시장 공급과 수요는 크게 개선됐고, 기업들은 원자재를 더 많이 구매하고 재고를 보충했다"면서도 "반면 고용시장은 위축되고 물가는 폭락해 제조업체들이 미래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차이는 현재 경제 성장에 내부 동력이 부족하고 시장 주체가 충분한 자신감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4월의 여러 경제 데이터가 전망치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5월 지표는 올해 초 호조를 보인 후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보여준다. 4월 중국의 소비 지출과 산업 활동은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성장했으며, 청년 실업률은 20.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28일 중국 공산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치국 회의에서는 중국의 코로나19 이후 회복이 내부 동력 약화와 수요 부족으로 인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경제 전환과 업그레이드가 새로운 역풍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5월 차이신 PMI는 제조업 생산과 총 신규 주문 모두에 대한 하위 지수가 개선돼 각각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와 2021년 5월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공급업체의 납기 단축과 구매 품목의 재고 보충이 재개됐다.

중간재 수출이 소비재와 투자재 수출을 크게 앞지른 가운데 신규 수출 주문도 소폭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체들이 직원 수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려고 노력하면서 고용 하위 지수는 2020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향후 생산량에 대한 기대치가 과거 평균보다 2.6포인트 하락하는 등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낙관론이 흔들렸다.

한편 식품, 연료 및 산업용 금속 비용의 하락으로 투입 비용 지수는 2016년 초 이후 두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생산 가격을 낮췄다.

왕저는 고용시장과 낮은 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고용을 안정시키고 소득을 늘리며 기대치를 높이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밝혔다.

5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소폭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31일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공식 제조업 PMI는 엇갈린 결과를 냈다.

차이신 PMI보다 대기업과 국유기업의 비중이 더 높은 정부 지표는 4월 49.2에서 5월 48.8로 하락하며 위축 영역으로 더 떨어졌다.

노무라 홀딩스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루팅이 이끄는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달 31일 메모에서 "(공식) 제조업 PMI의 급격한 위축은 특히 제조업 부문의 경기 하강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구조적 부동산 침체, 글로벌 제조업 침체 심화, 지정학적 긴장 심화로 인해 6월 제조업 PMI도 위축 국면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썼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