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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강상구의 정치속보기] 정치에는 적도 친구도 없다?

등록 2016.01.27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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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치부 강상구 차장 나왔습니다. 지금 정가 최대 관심은 김무성-최경환 두 사람이 어떻게 맞붙을지에 모아지는데요?

[기자]
원조 친박 세 사람이 전부 다른 길을 가는데, 사실 김무성-최경환 두 사람은 지금도 사석에서 '형님, 동생'하며 친하게 지냅니다. 지난 대선 때도 최경환 의원이 다리를 놔서 당시 박근혜 선대본부장으로 김무성 대표가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최경환 의원 복귀 전까지는 김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각을 세우는 풍경이 자주 보였죠?

이 두 사람은 모두 상도동계로, 역시 사석에서는 형님-동생입니다. 공적으로는 대립각을 세웠지만, 사석에서는 깍듯하게 모시는 관계입니다. 이런 사적인 관계가 정치권력 앞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가 앞으로 국면에서 관전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야권은 이런 사적 관계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게 이미 판명났죠.

사사건건 문재인 대표와 각을 세우다 결국 탈당한 조경태 의원, 사실은 노무현 후보 정책보좌역을 지낸 원조 친노입니다. 문 대표와 함께 청와대에서 4년동안 한솥밥을 먹은 김병준 교수는 국민의당 합류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하죠?

노무현 대통령이 별로 주목받지 못할 때 현역 의원으로 유일하게 지지선언을 했던 사람이 천정배 의원입니다. 친노로 치면 그야말로 원조 친노인데, 아시다시피 문재인 대표 비판하고는 탈당했죠. 정치적인 한 식구가 이렇게 갈라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말 그대로 한 식구가 정치적 이해관계로 갈라서기도 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아들 김홍걸 교수의 관계... 사실 주변에서 보기에도 아슬아슬한 측면이 있었죠.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비서실장으로 정호준 의원을 지명하면서 부자 관계가 틀어질 뻔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정 의원이 사양하고 김 위원장이 그 뜻을 받아들이는 모양새로 봉합되긴 했지만, 정치라는 게 어제의 동지는 물론 가족관계까지 찢어놓을 수 있다는 걸 확인시켜주는 장면입니다.

삼국지의 영웅 조조에게 아들이 둘 있었습니다. 큰아들 조비가 후계자가 되고 나니깐, 동생 조식은 동생이 아니라 자신의 지위를 위협하는 경쟁자일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죽이려고 합니다. 그때 조식이 일곱걸음을 걸으면서 시 한 수를 읊죠.

"콩깍지를 태워서 콩을 삶는구나(煮豆燃豆萁)
가마솥 속에서 콩이 우는구나(豆在釜中泣)
본래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는데(本是同根生)
왜 이렇게 급히 삶아대는가(相煎何太急)."

한 부모에게서 난 자식들 간에도 죽고 죽이는게 정치입니다. 어제의 동지야 오죽할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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