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보기] 15. 고무카 아사나 (영상)

입력 : 2021-06-11 10:02:10 수정 : 2021-06-14 14: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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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카 아사나는 매우 우수한 명상 자세이자 상체의 혈액순환과 하체의 울혈과 경직을 풀어준다. 시연 황은주. 고무카 아사나는 매우 우수한 명상 자세이자 상체의 혈액순환과 하체의 울혈과 경직을 풀어준다. 시연 황은주.

고무카 아사나에서 범어로 고(Go)는 암소, 무카(Mukha)는 얼굴을 의미한다. 포갠 다리 모양이 마치 소의 얼굴을 닮았다 하여 '소 얼굴 자세'라고 부른다.

왼발을 구부려 오른쪽 허벅지 안쪽으로 깊이 밀어 넣은 후 왼발의 뒤꿈치가 오른쪽 엉덩이 바깥쪽 가까이 붙게 하고, 오른발을 구부려 그 위에 올려 놓아 양 무릎이 나란히 포개지도록 한다. 그 다음 왼팔을 등뒤로 보내 손등을 최대한 위로 들어 올리고 팔꿈치를 접어 등 뒤에서 양손을 맞잡은 자세이다.

호흡은 자연스럽게 유지하며 내면의 고요한 침묵에 귀 기울인다. 이 자세는 산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신적 긴장을 해소하는 매우 우수한 명상 자세이다.

췌장과 신장을 자극해 만성 당뇨 질환을 완화시키고, 어깨와 목의 긴장으로 인한 근육의 경직을 해소함으로써 상체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또 가슴을 확장해 호흡기능이 높아지고 하체의 울혈과 경직을 풀어 국소부위의 경련을 방지하며, 요통 좌골신경통 류머티즘을 완화해준다.

특히 골반을 확장하는 동작, 예를 들어 '좌우로 다리 벌리기(박쥐 자세)' 등을 한 후 이 자세를 취하면 인체생리학상 열린 골반을 다시 모아주는 작용을 한다. 생식기, 항문의 괄약근을 수축시키는 강력한 자세이기도 하다.

농경 문화권에서 소는 농사에 필수적인 노동력이기도 하면서 종교적 영성을 상징하기도 했다. 특히 불교는 소와 각별한 인연이 많다. 부처님의 성(姓) 고타마(Gotama)도 '최상의 소, 거룩한 소'라는 의미가 있다.

또한 불교는 소를 깨달음의 상징으로도 보았다. 깨달음에 도달하는 과정을 소찾는 일에 비유하는 심우도(尋牛圖)라는 불화가 있다. 10단계로 구성되어 있어 십우도(十牛圖)라고도 불린다.

중국에서는 소 대신 말을 등장시킨 시마도(十馬圖)가 있다. 티베트에서는 코끼리를 등장시킨 시상도(十象圖)가 전해진다. 하지만 내재하고 있는 깨달음이라는 의미는 일맥상통한다.

중국 애니메이션 감독 터웨이가 심우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1963년 '피리부는 목동'이라는 작품도 내놓았다. 만해스님이 거처하던 토굴 이름도 '심우장'이다.

수렵채집 시기부터 숭배해오는 신(神) 같은 존재인 소를 죽이는 이야기가 고대 그리스의 미노타우로스 신화에 등장한다.

소를 죽여서 인간이 주인공이 되는 대표적인 문화가 스페인의 투우다.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에서 숭배의 대상이었던 소를 이제는 투우사가 경기장에서 붉은 천조각을 펄럭이면서 희롱하다가 죽이는 놀이가 된 것이다.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는 경기장에서 투우사가 투우의 정수리에 칼로 내리 꽂으려 할 때, 죽느냐 사느냐가 엇갈리는 절대절명의 바로 이 순간을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이라고 부른다. 헤밍웨이가 '오후의 죽음'이라는 작품 속에서 이 표현을 최초로 사용했다. 마케팅에서는 소비자에게 기업이나 제품의 첫 인상을 심어주는 짧은 이 순간을 중요시한다.

구약 성경의 출애굽기 편에서도 소가 등장하는데 그 유명한 '금 송아지 이야기'가 사람들의 우매함을 질타하고 있다.

소의 작가 이중섭은 가족 사랑이 각별하였는데 그의 소망이 가장 간절하게 담긴 작품이 '가족, 따뜻한 남쪽 나라로' 로 보인다. 소달구지에 가족들을 태우고 아버지가 앞에서 황소를 몰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는 듯한 이 그림은 희망적이고도 역동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암소를 뜻하는 라틴어 바카(vacca)에 어원을 둔 백신(vaccine)이 개발에 성공하여 화이자, 얀센,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여러 이름으로 요즘 세계적으로 한창 접종되고 있다. 일상으로 복귀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에 동참하고 있다.

뉴욕 맨하튼 월가에는 생동감 넘치는 '돌진하는 황소(Charging Bull)' 동상이 있다. 이와 멀지 않은 곳에는 허리에 양손을 떡하니 얹고 당당한 자세로 소에 맞서는 소녀상도 서 있다. 이름하여 '겁없는 소녀(Fearless Girl)'라 불리고 있다.

백신 접종과 더불어 우리도 이 코로나 블루의 힘든 시기를 저 소녀상처럼 당차게 또한 지혜롭게 극복하면서 예전과 같은 자유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희망을 품은 채 고무카 아사나 동작 하나라도 정성껏 해보시길 권한다.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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