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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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금리와 더 낮은 기업 실적을 주가 조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모건스탠리가 경고했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리사 샤틀렛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의 주요 주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경제 펀더멘털이나, 기업 이익을 기반으로 한 게 아니다. 많은 투자자는 미국의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입원자 증가, 소비자 신뢰지수 하락, 금리의 상승, 중국 및 중동의 지정학적 변화 등 수많은 위험 요소를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샤틀렛 CIO는 시장이 안일하게 움직이는 게 미 중앙은행(Fed)의 미묘한 커뮤니케이션에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Fed가 통화정책을 실수없이 촘촘히 실행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확신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달 말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으로 판명될 것"이라는 견해를 되풀이했다. 급하게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샤틀렛 CIO는 "투자자들은 환호하고 있지만 자산 버블, 그리고 금융시장 안정성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있다"라며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한 꾸준한 낙관론 속에서도 시장이 하락의 촉매가 될 수 있는 두 가지 요인에 취약하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요인은 금리다. 샤틀렛 CIO는 Fed가 채권매입 규모를 줄일 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서 실질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안전한 피난처'로서 미 국채에 몰려든 외국인 투자자가 돈을 다른 곳으로 빼내어 가면서 금리 상승세가 강해질 수 있다.

샤틀렛 CIO는 더 높은 금리는 역사적으로 높은 뉴욕 증시의 주가수익배율(P/E)에도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형주, 경기순환주 등은 이미 조정을 겪었지만 S&P500 지수를 지배하는 거대 기술주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두 번째 요인은 기업 실적이다. 월가 예상만큼 계속 크게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월가의 2021년 연간 기업 이익 추정치는 연초부터 20% 이상 증가했다. 모건스탠리는 세금 인상 가능성, 적극적 규제, 높은 투입 비용, 높은 인건비, 미국 달러 약세 등 향후 역풍을 감안할 때 높은 영업 마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모건스탠리는 "투자자들은 기업이 가격 인상을 통해 비용 증가 요인을 상쇄할 것으로 믿고 있지만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생각과 그다지 일치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샤틀렛 CIO는 "더 높은 금리와 더 낮은 기업 이익 전망 등 두 가지 요인은 단기적으로 시장 조정을 촉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이런 조정은 투자자들이 최근의 역사적 랠리를 소화할 시간을 갖게하고 감소하는 유동성, 더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이라는 현실을 깨닫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조정을 활용해 고품질 경기순환주와 배당주(필수 소비재, 헬스케어, 소비자 서비스)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 다음 장을 준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