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수석 측 ‘돌려받은 인건비’ 입출금 내역 확인

김원진·최미랑 기자

연구원 2명, 현 수석 박사과정생들 계좌로 수천만원 보내

대학원생들 “박사과정생 통장 카드로 현 수석이 돈 인출”

현대원 청와대 미래전략수석비서관(52)이 서강대 교수 시절 본인이 주도한 각종 외부 프로젝트의 연구보조원으로 등록한 대학원생들의 인건비를 되돌려받아 사용한 정황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현 수석 측 ‘돌려받은 인건비’ 입출금 내역 확인

현 수석이 진행한 각종 외부 연구 프로젝트들에 참여한 대학원생들의 계좌 입출금 내역을 보면, 현 수석의 제자인 ㄱ씨는 수년 전 10만원대의 돈을 수차례에 걸쳐 외부 연구 프로젝트 총괄기관인 서강대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입금받았다. ㄱ씨는 받은 돈을 합쳐 당시 현 수석을 지도교수로 두고 있던 박사과정생 ㄷ씨에게 이체했다. 이 돈은 현 수석이 연구책임자인 연구 프로젝트의 연구보조원 인건비로 확인됐다.

또 다른 대학원생 ㄴ씨도 수년 전 100만원대의 돈을 수차례 산학협력단으로부터 받은 후 현 수석 측에 되돌려줬다. ㄴ씨 역시 현 수석이 주도한 외부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해 인건비를 받았지만 이를 다시 ㄷ씨에게 보냈다. ㄴ씨는 다른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현 교수 측근인 모 교수의 제자 ㄹ씨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수차례 인건비를 되돌려보냈다.

연구원 인건비 계좌를 관리하던 ㄹ씨는 가끔씩 대학원생들에게 지급된 인건비 중 수만원은 그냥 남겨두고 나머지는 이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은 “박사과정생들의 지시에 따라 현 교수의 제자에게 돈을 보냈을 뿐 결코 자발적인 것은 아니었다”며 “현 수석 외에 다른 교수들은 인건비를 걷어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ㄱ씨와 ㄴ씨는 현 수석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수년간 각각 1000만원대의 인건비를 받은 뒤 이 돈을 거의 대부분 현 수석 측에 이체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인사는 “현 수석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이 인건비를 되돌려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서강대 인사들은 대학원생들이 되돌려준 인건비를 현 수석과 일부 측근 인사가 사용했다고 증언했다. 한 인사는 “박사과정생이 통장을 만들어 그 카드를 현 수석이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다가 문제가 될까 싶었는지 가끔은 박사과정생에게 직접 현금을 인출해 오라고 시키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현 수석 측 ㄹ씨와 수차례 접촉했지만 그때마다 입장을 번복했다. ㄹ씨는 지난 28일 오전 통화에서 인건비 돌려받기 의혹에 대해 “답할 수 없고, 현 교수님께 (돈을) 드린 적 없다”고 밝혔다. 기자가 계좌 입수 사실을 전하자 그는 “자율적으로 배분하는 과정이었다. 어떤 용도로 썼는지는 말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했다. ㄹ씨는 같은 날 오후 문자메시지로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ㄹ씨는 현 수석의 각종 의혹에 대한 경향신문 취재와 관련해 대학원생들에게 “무대응으로 대응하라”는 취지의 지침을 내렸다고 복수의 인사들이 전했다. 현 수석 측 인사는 언론에 현 수석 의혹 관련 정보를 제공한 제보자 색출에 나서기도 했다.

대학 교수가 대학원생들의 인건비를 빼돌려 쓰는 일은 대학 캠퍼스 내 전형적인 비리 중 하나다. 서울대 한 교수는 국가연구과제를 진행하며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대학원들에 인건비를 지급하면 이를 돌려받아 유용한 혐의가 포착돼 지난해 2월 감사원 조사를 받았다. 2011년 부산지역 대학 한 교수는 석·박사생을 연구 프로젝트 보조연구원으로 등록한 뒤 이들 계좌로 송금되는 인건비 수억원을 돌려받아 사용하다 처벌됐다.

[“현대원 미래전략수석” 관련 반론보도문]

본지 사회면에 지난 6월 28일자 “현대원, 연구용역 능력 없으면서 자신의 학교 기업 통해 사업 수주” 및 “현대원 수석 연구용역 부실 수행하고 정당한 대가 지불 안해”, 같은 달 30일자 “현대원 제자들 ‘우리 인건비, 현 수석 측이 가져갔다’”, “현 수석 측 ‘돌려받은 인건비’ 입출금 내역 확인’”, “야당, 제자 인건비 착취 의혹 ‘청와대 현대원 수석 거취 정해라’”, 7월 1일자 “현대원 청 미래수석, 중국 게임쇼 출장에 초등생 아들 데려갔다”,“국민의당 ‘청와대 현대원 미래수석 사퇴시켜야’” 제하의 각 기사에 관하여, 현대원 수석 측은 연구용역 발주기관의 경쟁입찰 평가를 통해 연구용역 수행능력을 검증 받아 수주하였고, 연구결과 또한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았으며, 대학원생들의 인건비를 임의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혀왔습니다. 또한 현대원 수석이 대학교 재임 시절 중국 출장시 아들을 동행한 것은 사실이나 아들의 경비 일체를 개인 비용으로 부담하였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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